라이트 장관, SNS에 “유조선 호위 성공” 올렸다가 삭제
백악관 “미 해군이 유조선이나 선박 호위한 적 없어”
이란도 부인…“모든 움직임 미사일·수중드론으로 저지”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해군이 유조선 호위 작전을 완수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국제 유가가 요동치자 백악관이 이를 부인하는 혼선이 빚어졌다. 현재로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이 잘못된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 해군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 안정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안전하게 호위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작전 중에도 세계 에너지 안정을 관리하고 있다”며 성과를 부각했다.
해당 소식은 즉각 전 세계 언론을 통해 속보로 타전됐고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작전 성공 소식에 국제 유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라이트 장관은 게시물이 올라온 지 불과 몇 분 만에 이를 삭제했다. 유가는 게시물 삭제 직후 다시 하락분의 일부를 회복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사태가 확산되자 백악관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현시점에서 미 해군이 유조선이나 민간 선박을 호위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지 언론들 역시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의 실제 호위 작전은 아직 수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란 측도 라이트 장관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알리 모하마드 나이니 대변인은 “전쟁 중 미국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접근조차 못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리레자 탕시리 IRGC 해군 사령관 또한 SNS를 통해 미측 주장을 거짓이라 일축하며, 이란의 미사일과 수중 드론이 해협 내 모든 움직임을 저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번 소동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해협 봉쇄에 맞서 ‘20배 강한 보복’을 경고하며 해상 수송로 확보를 공언한 가운데 발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경유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작은 오보나 엇갈린 정보에도 세계 경제가 휘청일 만큼 민감한 지역이다.
정부 관료의 확인되지 않은 발표가 시장에 혼선을 주면서, 전시 상황에서의 미 행정부 내 정보 공유 체계와 대외 메시지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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