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저축은행, 지난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24.3% ↑

수용건수 역시 증가…금융당국 ‘소비자 보호’ 기조 발맞춰

경기 둔화 속 차주 부담 늘어…이자감면액은 감소

경기가 둔화하면서 이자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금리를 내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기조에 발맞춰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저축은행 역시 증가하는 흐름이다.

1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저축은행(SBI·OK·애큐온·웰컴·한국투자)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8만6654건으로 전년(6만9712) 대비 24.3% 증가했다.

저축은행업계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 59개 저축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10만3897건, 하반기에는 10만9257건으로 집계됐다. 업계 전반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신용 상태나 상환능력의 개선이 있는 경우 소비자가 금융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법상 권리를 의미한다. 금리 인하 요구 시 차주는 신용 상태나 상환능력의 개선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등을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자영업자나 기업은 매출 또는 이익 증가 시 활용이 가능하다.

저축은행 고객은 저축은행 방문 등을 통해 금리 인하를 신청할 수 있다.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저축은행은 이를 심사하여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 기조에 따라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에 나서면서 신청 건수가 늘어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받은 금융사에 금리인하요구권을 자동으로 신청해 주는 서비스도 출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동안 이 제도를 활용하지 못한 소비자들도 관심을 가지면서 전 금융권에서 관심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신청이 늘어나면서 수용 건수도 함께 증가했다. 5개 저축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건수는 4만6456건으로 전년(3만8545) 대비 20.5% 늘어났다. 다만 신청 건수의 증가 폭이 수용 건수보다 크면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53.6%로 전년(55.3%) 대비 1.7%포인트 내려갔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권의 특성상 금리가 시중은행에 비해 높으므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면서 "저축은행들이 금리인하요구를 받아들이기 위해선 차주들은 신용 상태나 상환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최근 저축은행업계에서 수용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경제가 어려워졌다고도 볼 수 있다. 대출 상환을 잘하다가 차주들이 금리 인하를 신청할 정도로 힘들어졌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청 건수와 수용 건수는 증가 흐름을 보였지만 이자감면액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5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이자감면액은 18억1400만원으로 전년(22억4900만원) 대비 4억3500만원 감소했다.

주요 저축은행에서 이자감면액이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2024년 15억2500만원의 이자를 감면했던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이자감면액이 10억3100만원으로 4억94000만원 축소됐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2억9600만원에서 2억51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애큐온저축은행은 3억5400만원에서 4억59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자 감면액이 감소한 것은 경기 둔화와 함께 지난해 정부의 6·27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총량이 감소한 영향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을 강조하고, 고객들도 인식하게 되면 신청 건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자감면액은 실물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로 대출 총량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 실질적으로 금리인하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모수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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