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후에도 공사비 정산을 못 받은 현대건설이 서울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구마을 제3지구·조감도) 조합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공여 중단과 연 15% 지연금리 적용을 통보했다. 조합의 사업비 정산 절차가 장기간 지연되면서 그간 부담해온 금융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조합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현대건설은 공문을 통해 "조합의 관리처분 변경 지연으로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불가하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1692억원에 대한 신용공여를 중단하고, 연 15%의 지연 가산금리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이 강경 조치에 나선 것은 조합이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를 잇달아 부결시키며 잔여 사업비 지급 의지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시공사는 아직 잔여 사업비를 받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앞서 조합이 마련하지 못한 약 1700억원의 PF에 대한 신용공여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조합이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를 잇따라 부결시키면서 사업비 정산 절차가 계속 늦어졌다. 사업비 정산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추가 분담금 등을 반영한 관리처분계획 변경이 필요하다.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는 구마을 3지구를 재건축한 아파트다. 사업 초기 조합원 추가 분담금은 1인당 1억7000여만원 수준으로 책정됐으나, 조합이 사업계획을 변경해 운동시설 건립 등을 추가하면서 1인당 분담금 규모가 11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조합은 운동시설 회원권 판매 등을 통해 추가 사업비를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판매 실적이 계획에 크게 못 미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조합은 사업비와 공사비 정산을 위해 농협중앙회에서 1700억원의 PF 대출을 받았고, 현대건설은 이 대출에 연대보증을 제공했다. 하지만 조합이 지난해 10월 만기 시점에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현대건설이 금융 부담을 떠안았다.
업계에선 현대건설이 그간 조합에 상당한 규모의 금융 지원을 제공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준공이 이뤄진 이후에는 시공사가 PF 보증을 지속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사업에선 다른 정비 현장과 달리 조합 측 편의를 더 들어줬다는 평가다.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조합이 사업비 정산을 완료하지 못하면서 조합원들은 연간 1억원 이상의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하게 됐다.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를 통과시켜 사업비 정산을 마무리해야 한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관리처분총회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공사는 입주 키를 내주지 않는 형태로 조합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대건설은 준공 후 반년 이상 상당한 규모의 편의를 제공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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