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수출 동반 부진에 성장률 -0.2%

환율 상승에 달러 기준 소득 증가 제한

김화용 국민소득부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4/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김화용 국민소득부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4/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 분기보다 0.2% 역성장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수출이 동시에 감소한 영향이다. 연간 성장률도 1.0%에 그치며 코로나1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환율 상승 영향으로 3년째 3만6000달러대에 머물렀다. 원화 기준 소득은 늘었지만 달러 강세로 환산 증가폭이 제한된 탓이다. 이에 한국의 1인당 GNI는 2023~2024년 일본과 대만을 앞섰던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다시 두 나라에 추월당했다.

◇건설·수출 부진에 4분기 역성장…연간 성장률 1.0%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 증가했다.

4분기 성장률은 지난 1월 발표된 속보치(-0.3%)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일부 12월 실적 자료가 추가로 반영되면서 정부소비와 건설투자, 수출 등이 상향 수정된 결과다.

김화용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부장은 “속보 추계 때 반영하지 못했던 산업활동 동향과 국제수지, 재정 집행 실적 등 일부 12월 자료가 추가 반영됐다”며 “정부 소비와 건설 투자 등을 중심으로 성장률이 소폭 상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승용차 등 재화 소비가 줄었지만 의료 등 서비스 소비가 늘면서 전 분기 대비 0.3% 증가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1.3% 늘었다.

반면 투자는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 3.5%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줄면서 1.7% 감소했다. 수출은 자동차와 기계·장비 등이 줄면서 1.7% 감소했다.

김 부장은 “4분기 성장률은 소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출과 투자가 감소로 전환된 것이 특징”이라며 “3분기 큰 폭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운송장비와 기계 및 장비 생산이 줄면서 전 분기 대비 1.5% 감소했다. 건설업도 건물과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 4.5%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과 의료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0.6%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1.0%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던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환율 영향에 달러 기준 국민소득은 제자리

지난해 1인당 GNI는 원화 기준 5241만6000원으로 전년보다 4.6% 증가했다. 하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3만6855달러로 전년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달러 기준 증가율이 낮게 나타난 것은 환율 상승 영향이 컸다. 지난해 달러·원 연평균 환율은 약 1420원대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화 기준 소득이 늘었더라도 달러로 환산할 경우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 영향으로 한국의 1인당 GNI는 일본과 대만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만은 반도체 산업 호황 영향으로 4만달러를 넘어섰고 일본도 기준연도 개편 등의 영향으로 한국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김 부장은 “원화 기준 1인당 GNI는 4.6% 증가했지만 환율 상승 영향으로 달러 기준 증가율은 크게 낮아졌다”며 “환율 변동이 국민소득 지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4년 처음 3만달러를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해 2021년 3만7898달러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2022년 원화 가치 급락 영향으로 3만5229달러로 떨어졌고 이후 2023년 3만6195달러, 2024년 3만6745달러를 기록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왔다. 다만 최근 3년간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3만6000달러대에 머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총소득(GNI)은 국내총생산(GDP)에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더하고 해외로 지급한 소득을 제외한 개념이다. 한 나라 국민의 실제 소득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 대비 1.4% 증가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2%)을 크게 웃돌았다.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국민이 실제로 벌어들인 소득 증가폭이 경제성장률보다 더 크게 나타난 것이다.

김 부장은 “실질 GNI가 GDP보다 크게 증가한 것은 교역조건이 개선된 영향”이라며 “반도체 등 수출 가격이 기계·장비 등 수입 가격보다 더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률 전망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27년쯤 4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환율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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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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