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논란 옥중블로그 9일 차단, 반성 결여
“쉽게 굴복·체념 재소자가 그들 바란 인재상”
재판·수감기간 교정당국·사법부에 반감표출
尹탄핵 전후 헌재법·한덕수 겨냥 ‘헌법소원’
“47년4월형 법원 미친짓 구제는?” 결부시켜
李 연루된 판결 비난 “대법관증원 유일한 답”
“사법 겪어보니 개혁, 재판소원 허용되면…”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 사건 핵심인물이자 미성년자 성폭행으로 징역 총 47년 4개월을 확정받아 복역 중인 조주빈(30)이 또 다른 ‘옥중 블로그’를 운영 중인 정황이 알려졌다. 해당 블로그는 9일 플랫폼에 의해 차단됐는데, 범행 반성과 거리가 멀고 정치현안에까지 ‘설교’하는 듯한 흔적을 남겨둬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제보 등에 따르면 조주빈이 자신의 이름을 이니셜(머리글자)로 딴 듯한 명칭의 티스토리 블로그가 개설돼 있었다. 블로그 웹주소(URL)에도 조주빈의 이름을 그대로 영문 모드에서 타이핑한 ‘whwnqls’이 활용됐다. 2024년 1월 대리인을 통해 개설한 것으로, 교도소에서 작성한 편지를 대리인이 대신 게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티스토리는 “서비스 약관에 위배되는 블로그 개설 및 운영”이라며 이날 접근을 차단한 상태다. 조주빈은 지난달 20일자로 올린 ‘수상 소감’ 글에서, 수감 중이던 경북북부제1교도소(옛 청송교도소)에서 3주간 집중인성교육을 이수하고 ‘교육우수상’을 받았다고 전하는 한편 “또 새로운 터전으로 떠나게 됐다. 자의 0 타의 100의 이송”이라고 근황을 알렸다.
그는 “표창장을 받았다. 뭐 대단한 일을 해낸 건 아니고 3주 동안의 교육에 열심히 참여한 점을 치하하는 차원이다. 모든 교육생이 표창장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고 부상으로 컵라면 한박스도 안겨주는 ‘제대로 된 상’인지라 자랑할 만은 하다”며 “가족들에게는 집 냉장고에 좀 붙여놓으라고 의기양양 당부해뒀다. 상을 탄다는 건 참 기분좋은 일”이라고 했다.
조주빈은 “(상장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일깨우고 삶의 방향키를 더욱 세게 쥐게 만드는 보물지도”라고 의미를 뒀다. “청송1교는 예전부터 인권의 사각지대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들이 바라는 인재상은 ‘쉽게 굴복하고 체념하는 재소자’였다”며 반항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송을 앞두고 동료 재소자들로부터 응원받은 롤링페이퍼 사진도 첨부했다.
조주빈은 미성년자 포함 여성 수십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38개 대화방에 유포하는 등 범죄단체조직죄·아청법위반·강제추행·협박·사기 등 혐의로 2021년 10월 징역 42년 4개월형을 확정받았다. 또 미성년 여성을 성폭행하고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2022년 9월 추가 기소돼 2025년 12월 징역 5년이 추가로 확정된 상태다.
조주빈은 수차례 ‘옥중 블로그’ 논란을 불렀다. 재판 기간 그는 부친이 대신 운영하는 ‘조주빈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했었다. 해당 블로그와 인스타그램까지 2022년 2월 차단됐으나, 불과 두달여 뒤 5월 조주빈은 또 다른 블로그를 만들어 활동했다가 차단됐다. 이번 블로그도 “대리인에 의해 운영됨을 밝혀둔다”는 말과 함께 총 수십건 글이 게재됐다.
조주빈은 교정당국과 법원을 비난해왔다. 그는 2024년 1월 글에서 ‘징역 42년 말이 되냐’고 쓴 과거 블로그 차단 기사 등을 공유, “교정당국은 단지 나를 향한 사회적 비난 여론이 우세하단 이유만으로 아무런 법적·실체적 근거 없이 네이버에 공문을 보내 블로그를 차단케 하고 징벌을 부과하겠다며 조사를 개시하고 서신을 검열했다”며 “불가촉천민” 취급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국면에 이른바 “공명심 헌터”를 자칭하며 개입하려고도 했다. 헌재 선고를 앞뒀던 3월 9일 조주빈은 헌재의 심리·가결 정족수에 관한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이 위헌이라며 자신이 쓴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올렸다. 이후 4월 21일에도 한덕수 당시 권한대행의 대통령몫 헌법재판관 지명에도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청구 시도를 알렸다.
지난해 6·3 대선부터 논쟁이 뜨거워진 재판소원·대법관 증원 입법에도 찬성하고 나섰다. 조주빈은 지난해 대선을 앞둔 5월 24일 재판소원법을 화두로 올린 글에서 “헌법소원은 공권력에 의한 침해를 구제받기 위한 수단”이라며 “우리를 침해한 부당한 공권력이 법원이라면 어떨까. 1·2·3심이 다 엉터리고 법원이 헌법·법을 어겼다면”이라고 반문했다.
그는 “문제는 법원이 미친 짓을 할 경우 발생한다”며 “예를 들어 양형 기준이 20년 이하고 유기형 상한은 45년인데 법원이 법을 다 무시하고 막 47년 4개월을 선고해버리거나”라고 본인 처벌을 예시 삼았다. 또 “사법부 미친짓엔 아예 방법이 없다. 행정부·입법부는 선출 권력이고 사법부는 비선출 권력인데 사법부만 헌법소원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독립돼 있는 아이러니”라고 주장했다.
조주빈은 이재명 대통령 집권 직후인 지난해 6월 11일엔 대법관 증원 관련 ‘공론의 장을 희망한다’는 조희대 대법원장 발언을 비난하며 “대법원의 심리는 허구헌 날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고 죽상을 하면서 의대 정원 확대 결사 반대하는 의료계 심리와 비슷한 것”이라며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 얘길 들어줘선 영영 이룰 수 없다”고 사법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조주빈은 “계기는 모두가 알다시피 대선 전 대법원이 이례적인 속도로 후보자 사건을 파기(환송)했던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취임 이틀 만에 이화영 전 부지사 상고심을 확정하며 ‘이재명 방북 비용 대납이 맞다’라고 선전하는 대법원의 노골적인 국론 분열 시도”란 주장도 덧붙였다. 그는 “대법관 증원이 유일한 답이다. 사법개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법을 겪어봤다. 겪지 않은 사람들은 사법에 무관심하다” “국민 누구도 사법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그들이 원하는 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거”라며 “진영과 선악의 구도를 떠나 사법개혁은 필요한 일이다. 원래 병든 사람은 약을 거부하는 법이기 때문에, 사법개혁은 그 개혁 대상의 의사와 무관하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기존 판검사들이 출사표 내고 떠나면 어쩌냐는 실없는 우려도 있는데, 떠나도 된다. 할 사람은 많다”고 했다.
또 “절대로 이뤄질 수 없는 100% 수준 사회적 합의를 요구하거나 긴 호흡 숙고하자거나 속도 조절하자는 등 잔꾀만 반복될 거”라며 “거기에 넘어가면 이번에도 개혁은 물 건너간다”고 주장했다. 조주빈은 지난해 10월 29일 글에선 징역 5년형이 추가된 2심 판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며 “재판소원이 공식적으로 허용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란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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