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드라 샤. AP 연합뉴스
발렌드라 샤. AP 연합뉴스

작년 70여명이 숨진 ‘Z세대 반정부 시위’ 이후 처음 열린 네팔 총선에서 중도 국민독립당(RSP)이 압승하면서 차기 총리가 될 것이 확실시되는 RSP의 총리 후보 발렌드라 샤(36·일명 발렌·사진) 전 카트만두 시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카트만두포스트 등에 따르면 발렌 전 시장은 동부 자파-5 지역구에서 6만8300여표를 얻어 K.P. 샤르마 올리 전 총리(1만8700여표)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됐습니다. 발렌 전 시장은 전날 저녁 자신의 승리가 확정되자 특유의 검은 선글라스 차림으로 차를 타고 지역구 거리를 돌면서 환호하는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를 총리 후보로 내세운 RSP도 압승했습니다. 이는 불과 2022년 카트만두 시장에 당선돼 정치에 처음 뛰어든 발렌 전 시장에는 놀라운 승리라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1990년 카트만두의 전통의학 치료사 가정에서 태어난 발렌은 어릴 적부터 시에 재능을 보였습니다. 자라면서 투팍, 50센트 등 미국 유명 래퍼들의 영향을 받아 랩에 빠져든 발렌은 자국과 인도에서 토목공학 학사·석사 학위를 얻었지만, 네팔 언더그라운드 힙합 음악계에서 지배층의 부패와 불평등을 비판하는 음악을 내놓으면서 랩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며 랩을 하는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발리단’(희생)은 유튜브에서 네팔 아티스트로는 최고 수준인 1280여만 회의 조회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발렌은 이런 활동을 통해 페이스북·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 네팔 청년층과 직접 소통하면서 정치에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에 2022년 카트만두 시장직에 출마, 청년층의 인기를 동력으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발렌은 작년 9월 올리 전 총리가 이끄는 좌파 연립정부 등의 부패에 항의하는 ‘Z세대’ 젊은이들의 대대적인 시위 와중에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동을 통해 시위 지도자로 떠올랐습니다. 이후 작년 12월 TV 프로그램 진행자 출신으로 반부패 운동을 벌여 인기를 얻은 라비 라미차네(49)가 2022년 발족한 신생 정당 RSP에 합류했지요.

발렌은 지난 1월 카트만두 시장직을 내놓고 총선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근거지인 카트만두가 아니라 올리 전 총리가 4선을 지낸 ‘텃밭’인 자파-5 지역구를 선택하는 파격 행보를 선보였습니다.

네팔 정치 평론가 푸란잔 아차랴는 “발렌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소셜미디어의 짧은 메시지를 통해 젊은이들과 꾸준히 소통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차랴는 “총리가 되고 나면 총리 일이 ‘식은 죽 먹기’는 아닐 것”이라면서 유능한 인재를 주변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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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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