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폭격을 당한 이란 샤흐런 석유저장소.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폭격을 당한 이란 샤흐런 석유저장소. EPA 연합뉴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물류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국제 유가가 이달 말엔 배럴당 150달러까지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상승은 환율과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9.1원 급등한 1495.5원에 마감했다. 치솟는 유가와 환율은 수입 물가를 더 올리고, 이는 다시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고유가·고환율·고물가가 맞물리는 이른바 ‘3고(高) 쇼크’다.

경기 회복의 동력이 아직 충분히 살아나지 못한 상황에서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다. 이에 정부와 여당의 진짜 실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위기 국면에서는 정책 대응의 속도와 방향이 시장 심리를 좌우한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과거 여러 경제 위기에서도 정부가 중심을 잡고 신뢰를 보여줄 때 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정부는 물가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에너지 수급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다. 이참에 에너지 효율 경제로의 전환과 원전·친환경 에너지 비중 확대를 본격화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여당 역시 발벗고 나서야 한다.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데 정쟁에 몰두한다면 국민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힘을 모아 안정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S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는 지금이야말로 정부·여당이 진짜 실력을 보여줄 때다. 정부와 여당이 제대로 대응하면 시장은 안정을 찾고 국민의 신뢰도 쌓인다. 반대로 실기하거나 정책 혼선이 빚어지면 경제 충격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행이다. 위기 관리 능력은 곧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 평가로 이어진다. ‘S의 공포’ 파도가 거세질수록 정부·여당은 더욱 단단히 중심을 잡고 물가 불안을 잠재우고 에너지 수급을 안정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신속히 추진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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