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상한폐지 요구 파업 예고

내달 23일 평택·5월21일 총파업

미참여땐 해고 등 우선순위 압박

노봉법 시행땐 투자 등 간섭 우려

사측 “경쟁력 강화 힘 모아달라”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을 요구하며 총파업 강행을 예고했다. 노조는 특히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들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까지 예고하면서 사실상 강제 동참을 압박했다.

노조는 특히 이번 파업을 옹호하지 않은 직원에 대해서는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파업은 성과급을 명분으로 한 과반 노조의 세력 과시로 보이지만 10일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2·3조)이 본격 시행되면 향후 해외투자, 인수합병(M&A) 등 사업 경영상의 결정도 번번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다음달 23일 평택 사업장에서 1차 집회를 열고,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노조는 이를 위해 9일부터 18일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이번 투표에서 과반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 총파업을 통해 사측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총파업을 위해 스태프 200여명도 13일까지 충원할 계획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지난 5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쟁의에 가담하면 법적 책임이 있을 수 있지만 조합에서 100% 지원하겠다”며 “부족하면 더 많은 스태프를 모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본부에 소속된 노조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노조동행 등으로 전체 합산 조합원 수는 약 8만9000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초기업노조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6만6579명으로 과반 노조 기준인 6만2500명을 넘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지난 2024년 7월 삼성 화성사업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전삼도 유튜브 채널 캡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지난 2024년 7월 삼성 화성사업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전삼도 유튜브 채널 캡쳐.

노조는 파업에 불참한 직원들에 대해 인사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압박했다. 회사에 협조적인 직원에 대해서는 신고를 받아 포상금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최 위원장은 “과반 노조로서 강제 전배나 혹은 해고를 할 경우에는 조합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회사를 위해서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추후 그들을 우선적으로 (전배나 해고 대상자로)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침을 방해하고 사측을 옹호하는 자, 사측을 위하는 자를 대상으로는 신고 제보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신고 조합원에게는 포상금도 지원할 것”이라며 “사측을 위해 행동한 직원에 대해서는 부당 노동행위 공개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내달 1차 집회를 비롯한 총파업 등에 3만명 이상의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쟁의 찬반투표는 압도적으로 가결될 것으로 본다”며 “야근을 하기 원치 않으면 안해도 된다. 이를 강요하는 그룹장이나 사측 인원이 있다면 신고해 달라”고 밝혔다.

공동교섭단은 이번 임금협상(이하 임협)에서 ‘성과급 상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을 경제적 부가가치(EVA) 20%’와 ‘영업이익 1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실질적으로 모든 임직원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종합 보상 패키지를 제안했지만 결국 최종 결렬됐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조의 이번 행태가 성과급을 포함한 임협을 넘어 ‘노란봉투법’을 등에 업고 투쟁 수위가 확산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파업 미참여 직원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을 예고한 만큼 과반 노조를 등에 업고 ‘경영상의 간섭’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대상을 확대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핵심은 노동쟁의의 대상 범위다. 기본적으로 경영상 결정, 즉 해외 진출이나 인수합병(M&A) 등은 쟁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 등 근로자의 지위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칠 경우 파업 등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회사의 경영 방침이 노조의 해석 여지에 따라 충분히 파업 대상에 포함돼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임협과 관련해 OPI 재원을 ‘EVA 20%’와 ‘영업이익 1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나름의 ‘파격 제안’을 했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는 대신, 모든 임직원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종합 보상 패키지도 제시했지만 역시 결렬됐다.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200조원을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메모리에서만 160조원 이상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메모리 부문에 근무하는 직원(약 4만명 추산)들은 1인당 4억원의 성과급을 받게 되지만 노조는 이마저도 거절한 셈이다.

TV 등 다른 사업부 직원들의 성과급은 메모리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해 내부 결속력이 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추산하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200조원을 훌쩍 넘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사내 공지를 통해 “전례가 없는 많은 이익 창출에 기여한 사업부에는 특별포상을 통해 상당한 보상을 하고, 전사적으로는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해 보다 많은 직원들이 지속 수혜 가능한 전사 차원의 방안을 고민했다”며 “중요한 시기에 다른 무엇보다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모두 다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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