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쟁의 찬반 투표 시작

2년 만에 다시 총파업 위기

지난 2024년 삼성전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 [연합뉴스]
지난 2024년 삼성전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 [연합뉴스]

오는 9일부터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하는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향후 파업에 불참하는 직원들에게 ‘강제 전배나 ’해고‘ 등에 있어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하는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본부)는 9~18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본부 측은 투표를 통해 과반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할 경우 오는 4월 23일 조합원 참여 집회를 열고,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본부에 소속된 노조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노조동행 등이다. 전체 합산 조합원 수는 약 8만9000명이다.

노조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들에게 패널티를 부과하겠다며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유튜브 방송에서 “총파업 동안 모든 집행부는 평택사무실을 점거해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만약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추후 조합과의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배나 해고에 이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 불참 직원들을 강제 전배·해고의 1순위로 삼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또 파업 기간에 회사에 협조적인 직원들을 신고하면 포상하는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조의 압박에 일부 직원들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자 지나친 파업 강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노조의 파업 진행 의지는 존중한다”면서도 “뜻을 달리하는 직원을 일종의 ‘블랙리스트’처럼 관리한다는 건 위법이자 상당히 폭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누구나 파업하지 않을 자유가 있는데, 파업을 강제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에도 전삼노 주도로 첫 파업을 벌였다. 이번에도 총파업이 진행되면 삼성전자로선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 상황을 맞게 된다.

이번에도 파업이 벌어지면 첫 파업 당시와는 다르게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첫 파업 때는 우려했던 생산 차질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그 때와는 다르게 노조 가입자가 급격하게 증가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첫 총파업 당시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당시 3만2000여명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초기업노조 조합원만 6만6000명이 넘는다. 이미 임직원의 절반 이상이 가입해 사실상 과반 노조가 된 상황이다. 특히 조합원 대부분인 약 5만명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소속이다.

무엇보다도 HBM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하고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 탑재를 위한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통상 HBM의 출하까지는 6개월이 소요된다. 웨이퍼가 투입된 후 4∼5개월 뒤에 제품이 나오고, 이를 AI 가속기에 탑재하기 위한 패키징 작업에 1∼2개월이 걸린다.

엔비디아는 오는 하반기 베라 루빈 AI 가속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노조에서 총파업 시기로 예고한 5월이면 HBM 제조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시기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 특성상 설비 대부분이 자동화돼 있고 대체 인력 투입으로 생산 차질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파업 자체만으로 고객사와 글로벌 투자자에겐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여러 차례 2026년 임금협상에 나섰으나 ‘성과급 상한선 폐지’를 둘러싼 견해차로 인해 최종 결렬된 상태다.

양호연 기자(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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