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대 이란 공습에 미사일·포탄 빠르게 소진

美NSC 내부 분석, "이란체제 붕괴시키지 못할 것"

미 민주당, 행정부와 비공개 회의에서 우려 제기

"향후 군사균형서 미국이 밀리는 상황 직면"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군 유해 귀환식에서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군 유해 귀환식에서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이 대(對)이란 대규모 군사작전을 이어가면서 미군의 무기 비축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워싱턴 정가에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동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군의 장기 전쟁 수행 능력과 글로벌 억지력 유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에 대한 공습과 군사작전이 특정 정밀무기와 미사일 재고를 빠르게 소진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우려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과 미 의회 의원들 사이에서 열린 비공개 브리핑에서도 제기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란과의 군사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이 보유한 첨단 무기 비축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정밀유도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등 핵심 전력의 소진은 미국이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다른 지역 분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미국 정보기관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가디언은 미국 정보기관의 기밀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더라도 이란 정권이 붕괴될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분석은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기밀 검토 보고서 내용과도 맥을 같이한다.

WP에 따르면 미국 정보 당국은 공습이 장기화하더라도 이란의 군사·종교 엘리트 체제를 무너뜨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실제로 이란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제거된 후에도 권력 공백을 빠르게 메우는 모습을 보였다.

이란 정부는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로 구성된 임시 지도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최고지도자 선출 절차에 들어갔다. 미국 정보기관은 이란 야권 세력이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최근 이란 핵 시설을 포함한 군사 목표물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일주일 넘게 이란 군사시설과 정부 건물을 공격하고 있으며, 일부 민간 시설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폭격 첫날 학교 시설이 공격받아 어린 학생들이 대규모로 희생됐으며 해당 공격에 미국산 무기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주 대통령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이란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며 "3일 만에 42척의 해군 함선을 격침시켰고 공군을 무력화했으며 통신망을 차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군사적 성과 주장과 달리 장기전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SC)의 기밀 보고서는 폭격 작전이 이란 체제를 붕괴시키지 못할 가능성을 지적하며, 어떤 경우에도 이란의 권력 구조는 후계자 선출 절차를 통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무기 비축량 문제는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과 맞물려 더 큰 논쟁을 낳고 있다. 타임(Time)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소속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미군의 자원과 보급품이 제한적이며 언젠가는 우크라이나에 앞으로 닥칠 일을 설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군사전략가들 사이에서도 더 큰 문제는 현재의 중동 분쟁보다 향후 글로벌 군사 균형에서 미국이 밀리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안보 전문가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분쟁 자체로 미국이 당장 자금이나 무기가 부족해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문제는 분쟁이 끝난 뒤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억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은 주한미군의 무기체제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미국은 이미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방공망을 중동 등지로 차출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의 전쟁 억지력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 미국 방산업체들은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은 성명을 통해 "핵심 탄약 생산량을 4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첨단 무기 생산라인 확대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단기간에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대 이란 공습은 미국의 군사 자원과 글로벌 전략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과제를 던지고 있다 . 미국이 중동과 유럽, 그리고 인도·태평양이라는 세 개의 전략 전장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기 비축량 문제는 향후 미군의 군사 전략과 동맹 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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