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된 오세훈·유정복은 ‘정치 탄압’ 예외 조항 적용해 경선 출마길 열어줘
배현진 ‘당원권 1년 정지’ 중징계는 같은 날 법원 가처분 인용으로 효력 정지
1심 무죄 박희영 복당은 논의 제외…지선 앞두고 일관성 잃은 징계 기준 도마
국민의힘이 기소된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징계 효력을 정지하며 6·3지방선거 경선 참여의 길을 열어줬다. 반면 당 지도부가 강행했던 소속 국회의원에 대한 중징계는 같은 날 법원 제동으로 효력이 정지됐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징계 처분이 일관된 기준 없이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지난 5일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임종득 의원에 대한 직무정지 징계처분 정지를 의결했다.
당 윤리위원회 규정 제22조에 따르면 부정부패 범죄로 기소될 경우 기소와 동시에 당내 각종 경선의 피선거권과 응모 자격이 정지된다. 오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여론조사 비용 대납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유 시장은 당내 대선 경선에서 공무원을 동원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직무가 정지된 상태였다. 하지만 당은 “정치 탄압 등 상당한 이유가 인정된다”며 당 대표가 징계 처분을 취소·정지할 수 있는 특례 조항을 적용해 이들의 경선 출마 자격을 회복시켰다.
반면 현 지도부와 이견을 보였던 배현진 의원에 대한 당의 중징계는 외부 개입으로 멈춰 섰다. 서울남부지법은 5일 배 의원이 당을 상대로 낸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당 윤리위는 앞서 온라인상 설전 논란을 이유로 배 의원에게 ‘당원권 1년 정지’ 징계를 내렸으나, 법원 결정으로 배 의원은 즉각 당내 직무에 복귀하게 됐다. 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 직후 “배 의원 징계 건과 관련해 더 이상의 논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 무죄 선고를 받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복당 건은 이날 최고위 안건조차 오르지 못했다.
박 구청장은 2024년 10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재판 연기 요청에 따라 2심 재판은 중단된 상태다. 박 구청장 측은 “압사 사고는 재난안전법상 사회 재난 유형에 포함되지 않아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박 구청장에 대해선 법원 판단에 앞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반발이 거센 만큼 당의 역풍을 우려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은 이 때문에 그의 복당신청 자체에 난감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하게 기소 신분이거나 논란이 불거진 상황임에도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응은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당 안팎에서는 유력 대권주자나 지도부와의 관계 등 정치적 고려에 따라 징계 특례 적용과 중징계 강행이 취사선택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6·3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당 징계권이 고무줄 잣대로 운용되면서 지도부의 리더십과 징계 정당성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는 “같은 사안에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 게 아니라, 선거 유불리와 지도부의 감정에 따라 징계수위와 복권이 결정되는 것 같다”면서 “이는 향후 공천시비로도 번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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