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호르무즈 봉쇄 파장 속 코스피 급락
환율 1500원 위협·물류 시장 불안 악재 겹쳐
긴급 대응 들어간 정부… 대북 관리까지 ‘숙제’
이재명(얼굴) 대통령이 해외 순방길에 오르던 당시 코스피는 6300을 찍으며 정점을 달렸다. 귀국길에 오른 4일 코스피는 5100선이 깨졌다. 환율은 다소 진정됐지만 한때 1500원을 돌파하며 외환시장도 흔들렸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격화되며 글로벌 금융과 물류·에너지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안보·경제관이 시험대에 올랐다.
4일 국내 증시는 미국의 이란 타격 여파로 급락세가 이어지며 전장보다 693.37포인트(12.06%) 내린 5093.54에 장을 마쳤다.
최근 이틀간 하락폭은 1150.59포인트로 역대 최대 규모다. 코스닥지수 또한 전장보다 159.26포인트(14%) 내린 978.44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6분 유가증권시장에 매도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이다. 한국 증시를 이끌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폭락하며 지수 하락도 주도했다.
외환시장도 출렁였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3일 야간거래에서 한때 1505.8원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에 1500원선을 넘어섰다.
이 대통령이 귀국하던 날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불안이 동시에 확대됐다.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부터 경제와 안보라는 쌍끌이 시험대 앞에 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메시지와 함께 정부의 시장 안정 조치를 점검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반응이 나온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원유 수급과 해상 물류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에너지·물류 대응 체계를 가동할 필요도 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해상 운송 차질이나 유가 급등이 장기화될 경우 산업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그동안 급격하게 오른 증시가 인공지능(AI) 발 반도체 수요의 급격한 팽창, 로봇산업 확대 등에 힘입었다는 측면에서 현 정부의 공으로 내세웠던 증시 상승이 하락 국면에서는 반대로 실책으로 부각될 우려도 있다.
더구나 철강, 화학 등 전통적인 제조업이 위축되면서 해당 지역 경제가 위기에 처한 어두운 그림자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노란봉투법, 3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 등 속도전으로 밀어부쳤던 각종 입법이 재조명되는 등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냉정한 접근과 분석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컨트롤타워로서 긴급 대응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은 전날부터 중동 사태와 관련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매일 주재하고 있다.
외교적으로는 중동 사태 확산을 예의주시하면서도 한반도 정세 관리 기조를 유지하는 균형 잡힌 대응이 요구된다. 미국이 군사력을 앞세운 강경 대응을 선택한 선례가 만들어진 만큼 대화와 긴장 완화를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 역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내놓은 'END 구상'(교류·관계정상화·비핵화)이 향후 국제정세 속에서 유효하게 작동할지도 미지수다. 북한이 우리 정부를 적대시하며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내건 '페이스메이커'(Pacemaker)론도 무력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전 이후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에게 공간이 주어질지 여부도 미지수다. 현 정부가 내걸고 있는 대북정책의 유효성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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