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피’ 위태… 시총 618조 증발
개인 매수 꺾여, 코스닥 14% ↓
양 시장 서킷브레이커 동시 발동
추세적 하락으로 이어질지 주목
‘중동 쇼크’가 급격히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가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되는 등 투매가 확산했고, 외국인과 개인의 수급이 급격히 엇갈리며 변동성이 극대화했다.
최근 급등에 따른 되돌림 성격이 겹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단기 충격을 넘어 추세 훼손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701.12포인트(-12.11%) 급락한 5090.7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5000선까지 밀려난 것은 지난달 6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하락률과 낙폭은 모두 사상 최대치다.
종전 최대 하락률은 미국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2일의 12.02%였다. 낙폭 기준으로도 전날 기록한 종전 최대치(452.22포인트)를 하루 만에 넘어섰다. 코스피 시총은 이틀간 618조원이 증발됐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159.26포인트(-14.00%) 하락한 978.44로 마감했다. 코스닥이 10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전쟁 장기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국내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오전 11시16분쯤 코스닥시장에서 먼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3분 뒤인 11시19분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직전 매매거래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되는 시장 안정 장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이번이 역대 7번째이며, 코스닥시장은 11번째다. 두 시장에서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한 사례는 2020년 3월 19일(미국 증시 급락과 코로나19 확산 여파), 2024년 8월 5일(미국 증시 하락)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양 시장에서 매물을 쏟아냈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292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조205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1조1581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피에서도 41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 순매수는 10거래일 만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태도가 변할 지 주목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전반이 급락한 가운데 한화오션은 19%대 하락했고, 고려아연(-17.70%), 두산에너빌리티(-16.82%), 현대차(-15.80%), 삼성전자(-11.74%), SK하이닉스(-9.58%) 등도 일제히 밀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상하이종합지수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하락했으나 국내 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동 리스크와 미국 사모시장 신용 불안 등 대외 변수에 최근 급등에 따른 되돌림 성격의 매도세가 겹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급등한 데 따른 주가 되돌림 성격이 강하다는 기존 의견을 유지한다”며 “외국인 입장에서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유동성과 환금성이 큰 한국 시장에서 현금화에 나선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가 5000선 아래, 나아가 4000선 혹은 그 이하로 추가 하락하려면 랠리의 동력이었던 이익 개선 전망이 훼손돼야 하는데 아직 그 징후는 뚜렷하지 않다”며 “현재는 공포 심리가 정점을 통과하는 구간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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