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사비지수 상승 전망

정부 주택공급 정책 빨간불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 건설공사비지수가 3년 만에 다시 상승 압력을 받게 됐다. 공사비가 오르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비용이 높아져, 신축 아파트 분양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 업계에서는 건설공사비지수가 안정적으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이번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전쟁이 건설공사비지수를 크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상 전쟁이 발발하면 건설 원자재 가격은 큰 변동성을 보여왔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에도 20% 이상 뛰며 업계의 원가 부담을 크게 키운 적이 있다. 이 지수는 2021년 상반기 105에 머물렀으나, 2022년부터는 125 이상으로 급등했다. 평균 건설공사비가 전쟁 시작 2년여 만에 20% 이상 상승했다는 의미다.

특히 건설공사비지수는 최근 소폭 오르던 상황이어서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월 131을 기록한 이후 10월까지 큰 변동 없이 관리됐는데, 연말부터 상승세를 보여 올해 1월 기준 133까지 오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우 전쟁 당시에도 건설공사비 상승이 있었던 만큼 이번 전쟁으로도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뛸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 원자재 수급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영향으로 건설 원가 상승이 현실화할 경우 전국 주요 분양 예정 단지의 분양가에도 영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서울 주요 정비현장의 평당 공사비는 2021년 500만원대였으나 2023년부터는 700만원 이상의 공사비 요구가 뉴노멀로 자리잡기도 했다.

공사비 상승은 이미 공사를 시작한 건설 현장을 중단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둔촌주공 재건축(현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대형 정비현장 공사가 멈췄던 것도 공사비지수 상승 갈등과 관련이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건설사가 공사를 완료하고도, 입주 예정자들에게 세대 열쇠를 불출하지 않았던 사례도 있었다. 또 정부가 진행하는 주요 공공 건설의 사업성이 나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공공임대주택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 원가 부담이 커지면 사업 추진 속도가 늦어지고 예산 집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공사비가 크게 오르면 단가 계약 변경이 필요해지는데, 민간 사업은 비교적 조정이 가능하지만 정부 발주 사업에서는 협의가 지연됐던 사례가 많았다"며 "건설공사비지수가 안정적으로 관리되지 않으면 정부가 추진하는 주택공급 확대나 부산 가덕도 신공항 같은 대형 SOC 사업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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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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