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해운협회 등 계류·대피 조치

장기화 시 운임·보험료 등 부담 가중

호르무즈 해협.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가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면서 국내 해운사 소속 선박 30여척이 발이 묶였다.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선박 750여척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으며, 이 중 100여척은 컨테이너선이다.

우려해 온 해협 봉쇄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정부와 해운업계는 3일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며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30%가 지나는 핵심 원유 수송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중동 원유 도입 비중이 전체의 69.1%에 달하며,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날 정도로 이곳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유조선과 벌크선박에 주력하는 국내 해운사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곳이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운협회 등은 해협 내 선박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 계류하도록 조치하고, 인근 선박의 해협 진입을 금지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 중이던 컨테이너선 1척을 두바이항에 정박시킨 상태다.

아직 항로 자체를 우회하는 결정은 내리지 않았지만 위험구간 인근을 지나는 선박은 해협 내 항만 대신 대체 항만에 화물을 하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일단 원유, 수입 납사, 반도체 소재·장비 등 호르무즈 해협 비중이 높은 한국 수입 품목에 대한 수급 상황을 면밀히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당장 원유와 석유제품의 경우 208일분을 비축하고 있어 큰 차질은 없으며, 반도체 소재·장비도 미국으로부터 대체 수입이 가능해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수출입 비용이 큰 폭으로 늘면서 제조업 전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2위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주요 LNG 시설이 2일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선주와 브로커들은 대서양 연안의 LNG선 용선료로 전날 요구하던 금액의 약 2배 수준인 하루 20만달러(약 2억9000만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선사들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쟁 전문 보험사들은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주요 석유 요충지를 통과하는 선박들에 대한 기존 보장 계약 취소 통지서를 일제히 제출했다.

보험사들은 선박 대체 비용의 약 0.25% 수준인 걸프 항해 보험료를 최대 50% 할증된 가격으로 책정해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업체 라피단에너지의 밥 맥날리 회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시장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면서, 미국이 이번주가 가기 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못할 경우 "시장은 심각히 고민한 적 없고, 심지어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상황에 진입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역사적 선례는 적용되지 않으며 이란은 오랫동안 대항할 능력이 있다"면서 "지금은 정상적인 시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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