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세에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0만원선과 100만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저가 매수 타이밍과 추가 하락 가능성을 둔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의 장기화 여부와 미국 증시의 대응력이 국내 반도체주의 반등 여부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88% 하락한 19만5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20만원선 아래로 내린 것은 지난달 24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11.50% 내린 93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4일 100만원선으로 올라선 뒤 처음으로 90만원대를 기록했다.
반도체주 상승세에 힘입어 꾸준히 올랐던 코스피도 반도체 대장주들이 흔들리자 급락을 면치 못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24% 하락한 5791.91을 기록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브렌트유가 폭등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커지자 제조·물류 비용 상승에 영향을 받는 반도체 기업이 하방 압력을 받은 모습이다.
다만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향후 주가 반등을 견인할 수 있는 강력한 기초 체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160.8% 증가한 251억6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도 반도체 호조를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로 상향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견고한 만큼 현재의 낙폭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바닥을 확인한 후 대응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그러면서도 미국증시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장기화 여부가 핵심이다.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 반도체주를 더 싸게 살 수 있는 타이밍이 분명 다시 올 것”이라며 “2일 미국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는데,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어떻게 될 지 모른다. 미국 시장이 잘 지켜낸다면 국내 증시도 반등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증시의 데이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기자 already@dt.co.kr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