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사용료·데이터 이전 등 포함

301조 활용 가능성 속 협상 변수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 차별 금지 약속을 공식 보고서에 명시했다. 망사용료와 온라인 경쟁 규제, 데이터 국외 이전까지 포함되면서 향후 입법 과정에서 미국이 통상 압박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USTR은 3일 발간한 '2026년 무역정책 어젠다 및 2025년 연례 보고서'에서 "한국은 망사용료와 온라인 경쟁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정책에서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데이터의 국외 이전을 촉진하기로 공약했다"고 밝혔다.

최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대응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해석될 경우 미국이 이를 통상 분쟁의 명분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를 언급하며 한국이 미국 제조업 기반 재건을 위해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적시했다. 이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 산업에 배정된다고 설명했다.

식품·농산물 분야의 비관세 장벽 개선도 언급했다. 미국 원예 제품의 시장 접근 요청 적체 해소와 생명공학 제품의 규제 승인 절차 간소화가 포함됐다.

미국의 관세 정책 기조도 분명해졌다. 외국의 대미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이라고 판단되는 조치에 대해서는 무역법 301조에 따라 조사와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미 연방대법원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해 무효화하자 대체 관세 도입 수단으로 무역법 301조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가 향후 통상 협상에서 활용될 수 있는 지렛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미국은 그동안 매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한국의 망사용료 문제와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제한, 클라우드 보안 인증(CSAP),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등을 디지털 분야의 비관세 장벽으로 지적해 왔다. 미국이 플랫폼 규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한 만큼 관련 입법이 추진될 경우 협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법 301조 활용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변수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련해 "불공정 무역관행과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 쌀 농가를 죽이는 해외 쌀 시장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301조는 미국의 무역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되는 외국 정부의 정책이나 관행에 대해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를 하도록 행정부에 권한을 부여한 규정이다. 명분은 불공정 무역 관행 시정이지만 재량 범위가 넓어 상대국을 압박하는 통상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온라인 플랫폼법이 미국의 심기를 가장 불편하게 하는 사안으로, 한국 정부도 현재 보류 중"이라며 "계속 추진하는 한 통상 마찰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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