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성남 분당 아파트를 매도하면서, 청와대 다주택 참모진들의 다주택 처분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이 비거주 1주택까지 겨냥한 강경 메시지를 연일 내놓으면서 1주택자에 대한 규제까지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청와대 비거주 1주택자들의 대통령 눈치 보기도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56명 중 11명이 2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강유정 대변인과 김상호 보도지원비서관, 봉욱 민정수석, 김현지 제1부속실장 등이 포함된다. 거주와 소유를 분리한 이들로 범위를 넓히면 부동산 세제 강화 영향권에 드는 인사는 20여명 안팎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 문진영 사회수석, 최성아 해외언론비서관, 이태형 민정비서관,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 권순정 국정기획비서관, 이주한 과학기술연구비서관, 김소정 사이버안보비서관 등도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강 대변인과 김 보도지원비서관 등은 공개적으로 보유 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강 대변인은 본인 명의의 용인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의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를 보유하고 있다.
김 보도지원비서관은 서울 광진구 구의동 아파트와 강남구 대치동 다세대 주택 여러 채를 소유 중이다. 이들은 각각 용인 아파트와 대치동 다세대 주택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유일 보유 주택이던 분당 아파트를 매각하며 '살지 않는 집은 내놓으라'는 메시지를 몸소 실천함에 따라, 청와대 참모들의 보유 주택 정리 움직임도 빨라질 거란 시장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비거주 1주택 역시 정책 사정권에 포함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분당 아파트 매물을 내놓기 직전 X(옛 트위터)를 통해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고가 주택에 대해) 선진국 수도 수준에 상응하는 부담과 규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실상 보유세 강화 경고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 이전에 매각한 다주택자보다 버틴 다주택자가 유리하도록 방치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가 이어지면서 부동산업계에선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강화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국내 초고가 아파트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공시가격 기준 0.1%대다. 그러나 미국처럼 시세 기준 과세로 전환할 경우 실효세율이 1% 안팎으로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100억원대 아파트 보유자는 연 1억원 이상의 보유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미 정부 주요 부처에선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보유세는 올리고 거래세는 낮추는 방향의 개편안 등이 유력한 개편 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1주택이 투기 목적에 해당하는지 판단 기준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텐데, 대통령이 강경 기조를 분명히 한 점이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과거엔 단순 원론적 언급에 그쳤던 규제 카드들이 실제 나오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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