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임기 마무리… 대법관 공백 현실화‘

‘사법개혁 3법’ 시각차도 변수

청와대·대법원 불협화음설… 조희대 "靑과 협의" 말 아껴

노태악 대법관이 3일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천대엽 대법관. 연합뉴스
노태악 대법관이 3일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천대엽 대법관. 연합뉴스

노태악 대법관이 3일 퇴임식을 끝으로 6년 임기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후임 대법관 임명 제청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법관 공백이 현실화됐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가 4명의 후보자를 압축 추천한 지 40일이 넘었지만, 조희대 대법원장은 아직 '최후의 1인'을 대통령에게 제청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연 사태의 배경으로 청와대와 대법원 간 이견을 거론할 뿐 아니라 최근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 등을 담은 법안이 여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사법부 내부의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노 대법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본인의 퇴임식에서 "정치의 사법화는 지금처럼 양극화된 사회에서 결국은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며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한 사안을 사법부로 가져오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법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조 대법원장은 서초동 대법원 청사 출근길에 사법개혁 3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와 관련한 대책을 묻는 말에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고 개선해 나가야 하는 점은 동의를 얻어 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의 입법 활동을 전적으로 존중한다. 사법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헌법이 부과한 사명을 다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갑작스러운 대변혁이 국민에게 해가 되는 내용은 없는지 심사숙고해달라"고 전했다.

통상 대법관 제청은 청와대와 의견을 조율한다. 그렇기에 사실상 법조계가 입법부와 관련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1호 대법관' 인선이 상당한 상징성을 띠게 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후보추천위는 지난 1월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4명을 후보로 압축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재명 정부의 '1호 대법관' 인선을 두고 청와대가 여성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는 반면, 대법원은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을 지낸 윤 부장판사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후보 4명 중 여성은 김·박 판사다.

청와대는 인선 지연 배경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관계자는 "구체적 이유를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조 대법원장도 노 대법관의 후임 임명 제청이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청와대와 협의하는 상황이어서 대법원이 일방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불협화음설'에 대해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만 했다.

그는 정치권 일각의 '사법부 신뢰도 저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세계 여러 나라가 대한민국 사법부를 배우려 한다"며 국제 지표와 여론조사 수치를 제시하며 방어에 나섰다. 동시에 "개별 재판을 두고 법관을 악마화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법관 인선은 후보추천위의 추천, 대법원장의 제청,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친다. 통상 추천에서 제청까지 2주 안팎이 소요된다.

한편 2023년에도 대법원장 공석 사태로 대법관 임명 절차가 줄줄이 지연된 전례가 있다. 당시에도 사법부 수뇌부 공백이 이어지며 재판 운영에 부담이 가중됐다는 비판이 있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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