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울산 남구갑)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현행 ‘형법’ 제125조는 이른바 ‘독직폭행죄’를 규정하고 있다. 재판·검찰·경찰 등 인신 구속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 직무 중 피의자 등에 대해 폭행 또는 가혹 행위를 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이 조항이 징역형과 자격 정지를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은 경미한 사안이라 하더라도 유죄가 인정되면 사실상 당연퇴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실제 현장에서는 피의자를 제압·체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상처나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일률적으로 중한 형벌 구조가 적용되다 보니, 공무원들이 과도한 법적 부담을 우려해 적극적인 직무 집행을 주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 2024년 7월, 서울에서 취객을 제압하던 경찰관들이 독직폭행 및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되어 약 1년간 검찰 수사를 받는 일이 있었다. 이후 정당한 직무 집행으로 확인됐지만, 해당 경찰관들은 장기간의 수사 과정에서 신분상 불안과 심각한 심리적 부담을 겪었다.

민주국가에서 인권 보호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가치다. 동시에 합법적 공권력 집행이 지나치게 위축된다면 그 공백은 고스란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위험으로 돌아온다. 필자는 이 두 가치를 충돌이 아니라 ‘조화’의 문제로 보았다.

법안의 핵심은 독직폭행 형벌 구조의 합리적 재설계다. 첫째, 현행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변경했다. 즉, 사안의 경중에 따라 벌금형 선택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둘째, 유기징역을 선고하는 경우에 한해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도록 선택적 병과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법원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은 독직폭행을 처벌하지 않겠다는 취지가 아니다. 오히려 고의적이고 중대한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되, 경미하거나 불가피한 사안까지 동일한 틀로 처벌하는 구조를 조정하자는 것이다.

법안 제안 이유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인신 구속과 관련된 직무 수행 중 폭행 또는 가혹 행위를 한 경우에 징역형뿐 아니라 벌금형도 가능하도록 하고, 자격 정지를 선택적으로 병과하도록 함으로써, 공무원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입법 목적이니다.

법이 통과되면 다음과 같이 달라진다. 첫째, 독직 폭행에 대한 모든 사안을 징역형 중심의 일률적 처리 구조에서 벗어나, 구체적 사안에 따른 책임의 정도를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다.

둘째, 현장 공권력의 과도한 위축을 완화할 수 있다. 독직 폭행에 벌금형이 존재하지 않아 과도한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는 소극적 대응으로 이어져 결국 시민의 보호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합법적 직무 집행에 대한 과도한 형사적 리스크를 조정함으로써, 정당한 법 집행이 보다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게 된다.

셋째, 인권 보호의 원칙은 그대로 유지된다. 중대한 가혹 행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징역형이 가능하고, 필요할 경우 자격 정지도 병과할 수 있다. 인권 침해에 면죄부를 주는 법이 아니라, 형벌 체계를 합리화·정교화해 법의 형평성과 책임성을 함께 높이려는 취지의 법이다.

국민의 생명·자유·안전을 지키면서, 법적 책임의 구조는 합리적으로 재설계하는 이번 법안의 취지에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공감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한편 이번 법안은 이해식·권칠승·박정현·양부남·이학영·정준호·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최혁진 무소속 의원 등 9인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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