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1.8→2.0% 상향

반도체가 0.35%p 끌어올려

1분기 0.9%·반도체 수출 호조

6연속 금리 동결… 2.5% 유지

박경훈(왼쪽부터) 한국은행 모형전망팀장, 윤용준 물가동향팀장, 이지호 조사국장, 김웅 부총재보, 박창현 조사총괄팀장, 박병걸 국제무역팀장, 박세준 국제종합팀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 참석했다. [한국은행 제공]
박경훈(왼쪽부터) 한국은행 모형전망팀장, 윤용준 물가동향팀장, 이지호 조사국장, 김웅 부총재보, 박창현 조사총괄팀장, 박병걸 국제무역팀장, 박세준 국제종합팀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 참석했다. [한국은행 제공]

반도체 경기 호조가 올해 성장률을 다시 2%대로 끌어올렸다. 한국은행이 석 달 만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2.0%로 높였다. 건설투자 부진과 미국 관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가 이끄는 수출 개선세와 세계경제 흐름이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26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1.8%)보다 0.2%포인트(p) 높은 2.0%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은 1.8%로 0.1%p 낮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반도체 경기 호조와 세계경제의 양호한 성장 흐름으로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올해 성장률을 0.35%p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소득 측면에서도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여건 개선이 0.05%p 높이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지출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1.8%, 설비투자는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지난해 9.9% 급감했던 건설투자는 올해 1.0%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성장률 상향에도 건설 부문의 회복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분기 흐름을 보면 성장 반등은 1분기에 집중된다. 한은은 1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0.9%로 제시했다. 지난해 4분기 0.3%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에 더해 반도체 수출이 예상보다 강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소비도 카드 데이터 기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1분기는 1% 내외 성장률을 보일 수 있다”며 “수출이 반도체 중심으로 워낙 좋게 나오고 있고 소비도 좋은 흐름이다. 반도체가 더 좋으면 성장률이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분기 이후에는 성장 흐름이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 0.3%, 3·4분기 각각 0.4%의 전기 대비 성장률을 제시했다. 1분기 반등에는 기저효과와 반도체 수출 호조가 크게 작용하는 만큼 이후에는 완만한 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건설 등 비IT 부문의 회복이 더딘 점은 성장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자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 부총재보는 “주식 가격이 오르면 소비로 연결되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면서도 “효과가 과거보다 적고 시차를 두고 늦게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양극화 심화로 주식을 고소득층 위주로 보유하는 점도 자산 효과를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 전망은 소폭 상향됐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제시됐다. 전자기기·보험료 등 일부 품목의 비용 상승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내년 물가는 2.0%로 목표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는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170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품수지 개선이 흑자 확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취업자 수는 17만명 늘어 지난해보다 증가폭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 경로의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지호 조사국장은 “미국 관세 불확실성이 가장 큰 리스크”라며 “지난해와 같은 불확실성의 ‘시즌2’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과 관련해 두 가지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AI 투자 확대로 수출 호황이 이어질 경우 성장률은 기본 전망보다 올해 0.2%p, 내년 0.3%p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수출 물량 증가율이 빠르게 둔화할 경우 성장률은 각각 0.2%p, 0.3%p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7명 전원 일치 결정으로 지난해 7월 이후 여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성장 흐름은 개선됐지만 환율과 부동산,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 총재는 “물가 흐름이 안정되는 모습이지만 환율 등 대외 변수의 영향이 남아 있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를 중심으로 금융안정과 성장 흐름을 함께 점검하며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집값과 환율에 대해서는 추세적 안정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부동산 대출을 통한 가계대출이 너무 늘어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준”이라며 “가계대출과 부동산 담보 대출을 줄여야 한다. 수요를 컨트롤하는 거시건전성 정책과 함께 공급 정책, 세제,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결해야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은 최근 상당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높아 안심하기 이르다”며 “외환시장 수급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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