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선진국, 양원제 등으로 갈등 해결"

아프리카 등은 성공하거나 망명, 재판 사례 없어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선진국에서 12·3 비상계엄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선진국은 제도적 정비가 돼 있기 때문에 계엄을 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한민국도 향후 제왕적 대통령제를 철폐하기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맡은 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1심 선고 공판에서 "선진국에서 대통령이 의회와 갈등을 일으켜 군부를 동원해 의회 기능을 정지시키는 사례 등을 찾아보긴 어렵다"며 "이 정도 갈등까지 가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설계를 치밀하고 꼼꼼하게 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회를 상원과 하원 양원으로 구성해 의회가 신중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선거에서 의원의 일정 비율씩만 교체하도록 해서 급격한 의회 구성 변화를 막거나, 임기 내 의원에 대한 신임을 묻게 하는 중간투 표 등의 제도를 둬서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하도록 하는 장치 등이 대표적이다"라고 부연했다.

또 "상징적인 의미에서 왕을 두고 있는 국가들은 왕이 첨예한 갈등의 중재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이고 대통령 등 행정부 수반에게 의회 해산권을 부여하면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나 남미 등 이른바 개발도상국의 사례도 언급했다. 지 부장판사는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이 의회와 갈등을 일으켜 군부를 동원해 의회의 기능을 정지시키는 사례 등이 여러 언론 등을 통해 전해지나 실제 이로 인해 내란(또는 반란, 역모 등 유사한 형법 규정)에 의해 처벌받은 사례는 문헌상 찾아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는 "성공한 경우도 적지 않고, 실패한 경우 해당 대통령이 외국으로 망명하여 수사나 재판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 부장판사가 해외 사례를 언급한 이유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이로 인한 대통령 선거 실시, 진영간 극단적 갈등이 시스템상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4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당시 헌법재판소도 양원제 등 정치권의 갈등 해소 장치를 언급한 바 있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선고 주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선고 주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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