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1심서 '무기징역'
형법 91조2호로 '국헌문란' 인정
대통령도 내란죄 저지를 수 있어
국회 기능 마비… 민주주의 훼손
군경 정치중립 망쳐 엄중 처벌을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관련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원은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자세한 내막도 모른채 계엄에 투입됐던 군대와 경찰, 공무원, 그 가족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겪고 있는 고통을 언급했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치르고 있는 사회적 비용이 '어마어마하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희망을 걸었던 '비상계엄은 내란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주장'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가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19일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사진) 부장판사)는 양형 사유에서 비상계엄으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산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지출됐다"고 지적하며 "어마어마한 비용"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르고 계엄 선포 및 후속조치 관련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 대규모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등 그 사회적 비용은 산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특히 "군인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됐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정치적 위상과 대외신인도가 하락했다"며 "사회는 정치적으로 양분돼 극한 대립 상태를 겪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지시나 관여에 따라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조치들을 실제로 수행한 군인과 경찰, 공무원들이 사회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거나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됐다"며 이들이 흘리고 있는 '피눈물'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상관 지시 적법성 및 정당성에 대한 군인과 경찰, 공무원들의 신뢰가 훼손됐다는 점에서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변호인들의 주장도 하나하나 반박했다. 우선 계엄으로 인해 민주주의 핵심 가치가 훼손됐다는 점을 밝혔다. 재판부는 "(내란 우두머리 및 가담자들이)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해서 그 기능을 마비시켜 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도 지난달 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내란중요임무 종사 혐의 1심 판결에서 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으로 규정하며 '친위 쿠데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도 지난 12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계엄 선포와 군대 및 경찰 동원, 국회 및 선관위 통제 조치가 폭동에 해당돼 내란 행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측이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비상계엄은 내란이 아니라는 주장과 공수처에 수사권한이 없다는 주장도 단칼에 잘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계엄 관련) 형법 제91조2호에 의해 국헌문란 목적이 인정된다"며 "군을 보내 국회를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체포로 국회 활동을 저지해 마비시키고 상당기간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음을 하는 목적을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도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죄를 저지를 수 있다"며 국회 권한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실행됐다면 내란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군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낸 목적에 대해 "국회의장과 여야 당대표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해 의원들이 토의하거나 (계엄 해제 결의안) 등을 의결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봤다.
또 폭동 요건에 대해선 "계엄이 한 지역의 평온을 해칠 정도의 위력에 이르렀다"며 "포고령과 국회봉쇄, 체포조 편성 및 운용,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및 서버 반출 등은 그 자체로 폭동 행위다. 대한민국 전역이 아니더라도 국회와 선관위 등이 위치한 서울과 수도권 등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고 직격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달 13일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계엄 선포는 '경고성'으로 진행했고 내란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이용해 국정을 마비시켰기 때문에 이를 알리고자 계엄을 선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공수처와 검찰 모두 계엄 사태 관련 내란죄 수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공수처와 검찰 모두 관련법상 직접수사 대상이 아니지만 직권남용죄 등 '관련 범죄'로 내란죄를 수사할 수 있다"며 검찰 기소도 가능하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 측이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다고 밝힌 부분과 불소추특권이 있는 현직 대통령을 기소한 것은 위법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이 '공소기각'이라는 희망을 걸었던 부분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희망을 꺾어버렸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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