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가 본사를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으로 이전했다고 17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발표했다.
발표는 단 한 줄이었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주소 이전이 경제적 셈법 외에 정치적 정서적 환경적 계산이 작용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팔란티어는 2003년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이후, 2020년 실리콘밸리와의 가치관 차이를 이유로 콜로라도로 이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마이애미로 이전하면서 또 다른 변화를 맞고 있다고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분석했다. 본사 이전이 곧 회사의 정체성과 전략적 방향을 반영하는 신호라는 것이다.
산타클라라대학교의 조-엘렌 포즈너 교수는 “독자적인 회사가 본사를 옮기면서 이유를 밝히지 않아도, 이것이 알렉스 카프 CEO와 팔란티어를 보다 ‘우호적인 환경’으로 옮기려는 명백한 시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는 정치적·사회적 맥락을 고려한 의사결정이라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플로리다의 세금 환경과 규제 정책이 팔란티어에 매력적이었을 것으로 본다. CNBC 등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는 낮은 법인세율과 친기업적 규제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이전을 고려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에서 강화되고 있는 AI 규제 법안들이 팔란티어가 제공하는 기술과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배경이 되었을 것이다. 콜로라도주는 최근 알고리즘 차별 금지 등 AI 규제를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 규제가 팔란티어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팔란티어의 사업적 포트폴리오 역시 이번 결정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주업은 미국 정부 및 정보기관들을 위한 데이터 분석이다. 특히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같은 기관과의 협력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반발과 시위가 이어져 왔다.
이러한 사회적 압력과 더불어, 특정 주의 정서·정책 방향이 팔란티어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았던 점이 플로리다로의 이동을 촉진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플로리다주는 이런 문제에 있어 타주보다 기업에 관대하다.
플로리다는 이미 다른 주요 기술 및 금융 기업들의 이주지로 부상하고 있다. 헤지펀드 시타델(Citadel)과 같은 금융사들은 몇 년 전부터 플로리다를 새로운 본거지로 삼아왔다.
이처럼 기업 지도자들이 플로리다로 옮겨가는 추세는 지역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본사 이전은 과거에도 정치적 함의를 갖고 있었다. 이를테면 일론 머스크가 일부 회사의 본사를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옮긴 결정도 정치·규제 환경을 고려한 결과였다.
팔란티어의 본사 이전 소식은 주가에도 반영돼 이틀 연속 주가가 상승하는 등 시장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나타났다. 팔란티어의 본사 이전은 경제적 효율성 외에도 회사의 장기적 생존 전략, 정치·사회적 환경과의 정합성 추구 결과로 볼 수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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