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12·3 계엄 443일 만에 단죄
尹, 선고 뒤 굳은 표정… 별다른 감정 표출 안해
재판부 "고령에 계획 실패로"… 사형 겨우 면해
전두환·노태우 이어 세번째 '대통령 내란' 인정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지난 2024년 '12·3 비상계엄' 선포 후 443일만에 내려진 첫 사법적 판단이다.
윤 전 대통령은 고 전두환·노태우씨에 이어 세번째로 내란 혐의가 인정된 전직 대통령이 됐다. 계획적이지 않고, 실패로 돌아간 점 등으로 인해 법정 최고형 사형은 면했지만, 재판부가 내란 혐의를 인정해 향후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윤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적용해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굳은 표정을 짓고 별다른 감정을 표출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윤 전 대통령의 행위가 형법상 내란죄의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국회에 군을 보내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곧바로 내란죄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헌법기관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라면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국회에 군을 투입한 행위를 이 사건의 핵심으로 보고 내란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범행을 직접,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많은 사람을 범행에 관여시켰다"며 "비상계엄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고, 피고인이 그 부분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질타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야당의 줄탄핵·예산삭감 등에 따른 국가 위기를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계엄이었기 때문에 국헌문란 목적이 아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국가 위기 상황으로 판단하고 바로잡고 싶어 했던 것은 그 정당성에 관한 판단을 별론(별도 논의)으로 하더라도 동기나 이유, 명분에 불과할 뿐"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걸로 보이지는 않는다. 물리력 행사를 자제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탄 소지나 폭력 행사 예시는 찾기가 힘들다"며 "대부분 계획 실패로 돌아갔고 범죄전력이 없으면서 장기간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했다. 또 65세로 비교적 고령"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징역12년), 김봉식 전 경찰청장(징역 10년),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징역 3년)도 내란 종사 혐의가 인정됐다. 김용군 예비역 대령과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내란 종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25분쯤 대국민담화를 통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 등이 없었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지난해 1월 26일 구속기소됐다. 이어 헌법재판소가 같은 해 4월 4일 탄핵심판을 인용하면서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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