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에서 열린 소셜미디어(SNS) 중독 유해성 재판에 출석해 자사 플랫폼의 청소년 보호 노력을 강조하며 원고 측 주장에 반박했다.

AP·로이터·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18일(현지시간) 법정 증언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13세 미만 아동의 이용을 허용하지 않으며, 연령이 확인될 경우 계정을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동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해왔다"며 "내 발언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은 10년 이상 SNS 중독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20대 여성 원고가 제기한 소송의 선도재판(Bellwether)으로, 향후 수천 건에 달하는 유사 소송의 방향을 가를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원고 측을 대리하는 마크 레니어 변호사는 법정에서 저커버그 CEO의 2018년 내부 발언을 공개하며 "청소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10~12세 사이의 10대 초반부터 끌어와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레니어 변호사는 이를 근거로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이용자가 오래 머물고 중독될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를 전제로 알고리즘을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 CEO는 해당 발언이 맥락에서 벗어나 인용됐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과거 이메일에서 앱 이용 시간 증가를 목표로 제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후 접근 방식을 바꿨다"고 해명했다.

또 인스타그램의 사진 필터가 10대 정신 건강에 해롭다는 전문가 지적에 대해선 "그런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거나 추천해선 안 된다"면서도 "이용자 표현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이 법정 증언을 위해 코칭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피드백을 받았을 뿐"이라며 부인했다.

연령 확인 책임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원고 측은 메타 경영진이 내부적으로 연령 제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을 부각했으나, 저커버그 CEO는 "앱 개발사가 사용자 연령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고, 모바일 기기 제조사와 플랫폼 차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이 보유한 메타 지분 가치가 2000억 달러 이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재산 대부분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기로 약정했다"고 맞섰다.

이번 재판에서 또 다른 쟁점은 플랫폼의 법적 성격이다. 유튜브 측은 자신들은 이용자 간 사회적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SNS가 아니라 넷플릭스와 유사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라고 주장하며 책임 범위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 한편 스냅챗과 틱톡은 재판 개시 전 원고 측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재판은 알고리즘이 청소년을 의도적으로 플랫폼에 묶어두도록 설계됐는지, 그리고 기업이 아동·청소년 보호 의무를 다했는지를 가르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아동 안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정책을 강화해왔다"고 강조했지만, 원고 측은 "이윤 극대화 구조 자체가 중독을 낳는다"고 맞서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이 일상과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가운데, 법정에 선 '소셜미디어 중독' 논쟁은 기술 혁신과 사회적 책임의 경계를 어디에 둘 것인지 묻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마크 저커버그(왼쪽 두 번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에서 열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독 관련 재판에서 증언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왼쪽 두 번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에서 열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독 관련 재판에서 증언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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