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내내 ‘부동산’ 관련 메시지
장동혁과 SNS 설전…가족사 언급도
설 연휴가 끝나는 날까지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는 ‘부동산’이라는 단어로 수렴됐다.
이 대통령은 18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한다’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비판에 “사실을 왜곡하고, 논점을 흐리며, 비합리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며 “법과 제도를 설계하고 시행할 권한을 가진 정치가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를 부담이 되도록 만들거나 금지하지 않고, 오히려 이익이 되도록 특혜를 줘 투기를 조장했다면 이야말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설날 연휴 동안 공식 일정은 잡지 않았다. 비공식 일정으로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관람한 사실만 알려졌을 뿐이다. 그러나 SNS는 조용하지 않았다. 설 연휴 내내 이 대통령의 타임라인은 부동산 개혁 메시지로 채워졌다.
설 당일인 17일에는 “부동산 공화국을 극복하는 것이든,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든, 공정하고 합리적인 세상을 만드는 것이든, 성장·발전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든, 두려움을 모두 떨쳐내고 촌음까지 아껴 사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에는 SNS에 장 대표가 주택 6채를 보유했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를 첨부하며 다주택자 규제에 대해 묻기도 했다.
설 연휴라는 ‘정치적 공백기’에도 의제를 놓지 않은 셈이다. 이 대통령은 연휴 전에도 다주택자 규제의 필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해 왔다. 이에 오는 5월부터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가 현실화되면서 서울 아파트 매도자 비율이 올해 들어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통계도 나온 바 있다.
이를 두고 집권 초기, 자본을 자본시장으로 돌리겠다는 ‘생산적 금융’ 구상과 맞물려 부동산을 구조적으로 눌러놓겠다는 의지가 일관되게 읽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다급함의 신호’라는 시선도 있다. 연휴 기간까지 직접 SNS에서 거친 표현을 섞어가며 반박에 나선 점, 야당 대표의 가족사까지 얽힌 논쟁으로 번진 점은 대통령 메시지치고는 과열됐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정책의 향배가 정권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절박감이 투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을 향해 “(다주택자를) 마귀로 몰아세우며 숫자 놀음으로 국민의 배 아픔을 자극하는 행태는 하수 정치”라고 저격했다. 또 ‘95세 노모의 시골집’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곧바로 “시골집·세컨하우스는 문제 삼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지만, 논쟁은 명절 밥상 위까지 올라갔다.
정치의 언어가 생활의 언어와 맞닿을수록 파급력은 커진다. 부동산은 그중에서도 가장 민감한 주제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가 ‘뚝심’으로 읽힐지, ‘조급함’으로 읽힐지는 아직 미지수다. 명절을 지나 일상으로 돌아온 민심이 어떤 온도로 반응할지가 이재명표 부동산 전쟁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안소현 기자(ashright@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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