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스포츠 최대 축제인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대회 후반부에 접어들었지만, 유통업계가 기대했던 마케팅 효과를 좀처럼 보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번 올림픽 인기가 예년보다 낮은 데다, 소비를 자극할 만한 뚜렷한 화제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기업들의 스포츠마케팅 참여가 저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동계올림픽 후원사로 참여하는 국내 식음료 기업들의 수는 4년전 동계올림픽 때보다 크게 줄었다. 이번 올림픽에선 CJ제일제당, 오비맥주, 파리바게뜨가 대회 장소에 홍보 부스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 외에는 눈에 띄는 사례가 없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BBQ 등이 ‘치킨연금’ 이벤트를 진행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편의점 업계도 맥주 4캔 8000원 등의 할인 행사를 하며 응원 분위기를 띄우는데 나섰지만, 이번 대회에선 별다른 프로모션이 없다. 식음료기업들이 판촉 비용을 줄이면서 나타난 결과다.
또 현재까지 선수 개인이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일부 기업의 후원 사실을 알린 것 외에는 뚜렷한 홍보 효과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 최가온은 우승 직후 자신의 SNS에 CJ 등의 후원으로 훈련을 이어왔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는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밀린 숙제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오히려 최가온이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에 거주한다는 점이 더 큰 이슈가 됐다.
식음료사들은 다음 달 초 개최 예정인 WBC에서도 소극적인 행보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 개막까지 2주 정도 남았지만, 아직 마케팅 계획을 밝힌 기업은 없다. 동계올림픽 흥행 여부를 보고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기대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마케팅에 나설 여력이 줄었다.
기업들이 스포츠마케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 식음료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나빠진 것과 연관이 깊다. 식음료 산업은 원재료를 수입해 국내서 가공·판매하는 구조라 환율 상승이 수익에 악영향을 준다.
이런 이유로 국내 최대 식품사 CJ제일제당의 순이익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오는 6월 열리는 월드컵에서도 스포츠 마케팅이 확대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월드컵은 유통가 최대 이벤트로 꼽히지만, 한국 대표팀 경기가 오전 시간대로 편성돼 다른 대회 때보다 관람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내수 기업들이 스포츠 마케팅 비용을 보수적으로 집행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과거처럼 대규모 판촉을 벌이기보다, 투자 대비 효과를 따져 선별 마케팅을 진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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