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발전법 개정해 무인기 등 적대행위 금지 명문화
“조사 결과 민간인·군 정보요원 연루 4차례 침투 드러나”
이재명 정부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9·19 남북군사합의 중 ‘비행금지구역 설정’ 조항의 선제적 복원을 추진한다. 최근 발생한 민간인 무인기 대북 침투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북측이 요구한 ‘재발 방지’에 응답하는 차원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안 입장발표’ 브리핑을 열고 “우발적 무력 충돌을 막고 군사적 신뢰를 쌓기 위해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포함한 9·19 군사합의의 일부 복원을 선제적으로 검토·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 13일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무인기 사태와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 지 5일 만에 나왔다. 정 장관은 설 명절 연휴 초반 안보관계장관 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와의 사전 교감 여부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간 충분한 협의와 조정이 있었다”며 “적절한 시점에 복원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9·19 군사합의에 따른 비행금지구역이 복원될 경우,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동부지역은 15km, 서부지역은 10km 안에서 무인기 비행이 전면 금지된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민간인 무인기 침투가 당초 알려진 2회가 아닌 총 4회에 걸쳐 조직적으로 이뤄진 사실도 공개됐다.
군·경 합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간인 3명은 ▲2025년 9월 27일 오전 10시50분쯤(강화도 불은면 삼성리) ▲11월 16일 ▲11월 22일 오전 7시30분쯤 ▲2026년 1월 4일 0시50분쯤 등 네 차례에 걸쳐 무인기를 북측으로 보냈다. 이 중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4일 보낸 기체는 북측 지역에 추락했으며, 11월에 띄운 두 대는 개성 상공을 선회한 뒤 파주 적성면으로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당국은 무인기 비행을 주도한 오모씨와 제작업체 관계자 장모씨, 대북전담이사 김모씨 등 민간인 3명을 항공안전법 위반 및 형법상 일반이적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특히 정보사령부 소속 현역 군인들과 국가정보원 직원도 연루된 정황이 포착돼 압수수색 후 일반이적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조치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정 장관은 “항공안전법상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남북관계발전법을 개정해 무인기 침투 등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접경지역 지자체와 협력해 평화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정 장관은 이날 윤석열 정부 당시 군 주도의 무인기 침투 사실을 언급하며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정권의 무인기 침투는 무모한 군사적 행위였다”며 “이재명 정부 통일부 장관으로서, 전 정권의 군사적 침투와 현 정부 출범 후 발생한 민간인 침투 모두에 대해 북측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침투 관련자)의 행위는 평화 공존 정책에 찬물을 끼얹고 갈등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며 “앞으로 불필요한 긴장이나 상대를 위협하는 적대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법령 정비와 긴장 완화 조치를 다각도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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