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원 투표서 354표 압승… 기존 각료 유임 무게
일본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사진) 자민당 총재가 18일 제105대 총리로 공식 재선출됐다. 지난달 중의원 조기 해산이라는 승부수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다카이치 총리는 '강한 일본'을 기치로 내걸고 미일동맹 강화와 한일협력 유지, 방위력 증강 등 집권 2기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18일 소집된 특별국회 중의원 본회의 총리 지명선거에서 전체 465표 중 354표를 얻으며 압도적인 지지로 총리직을 확정 지었다. 앞서 자민당은 지난 8일 치러진 총선에서 개헌 발의 정족수(310석)를 넘는 316석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제2차 내각에서도 기존 각료들을 유임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2기를 맞은 다카이치 정권의 당면 과제는 미·중 갈등 속 외교 해법 찾기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귀환에 맞춰 '미일 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안보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한국과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22일 시마네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에 각료 대신 차관급 인사를 파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는 역사·영토 문제에서 한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고 협력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 안팎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3월 미국 방문을 전후해 한국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과 셔틀 외교를 복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동아시아 고립을 피하고 대미·대중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양호한 한일관계는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최대 난제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와의 조율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달 19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약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지렛대로 동맹 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일본에 방위비를 GDP 대비 3.5%까지 늘릴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한 바 있어, 이번 회담에서도 증액 압박이 거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중국 관계는 '정경분리' 원칙으로 접근한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등으로 중일 관계는 냉각기에 접어들었지만, 중요 광물 공급망 관리와 경제적 실익을 위해 대화의 끈은 놓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내치에서는 '우경화' 색채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연립 여당인 일본유신회와 손잡고 ▲평화헌법 개정 ▲방위비 GDP 2% 조기 달성(2025회계연도)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등 안보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무기 수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스파이방지법 제정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안정된 정치 기반을 바탕으로 강력한 외교와 안보를 구축하겠다"며 "오랫동안 손대지 못한 헌법 개정 등 난제에도 정면으로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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