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평균 25%대 상승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 경쟁에 재평가 기대 ↑
연초만 해도 반도체 등 성장주에 가려 있던 금융지주 주가가 이달 들어 30% 가까이 급등했다. 실적 발표를 계기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경쟁이 본격화한 데다 1배를 밑도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부각되면서 '저평가 정상화' 기대가 확산된 영향이다. 주주환원 강도가 유지되는 한 금융주 강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휴 직전 거래일인 지난 13일 종가 기준 KB금융은 16만7900원으로 지난달 말(13만5200원) 대비 24.2% 올랐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는 12만7600원으로 27.5% 상승했고, 신한금융지주는 10만2500원으로 21.6% 올랐다. 우리금융지주도 3만8950원으로 1월 말(3만250원)보다 28.8% 뛰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분기점은 4분기 실적과 함께 제시된 주주환원 방안이었다. KB금융은 지난해 4분기 주당배당금을 전년 동기 804원에서 1605원으로 확대했다. 연간 총 현금배당 규모는 1조5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주주환원율은 KB 52.4%, 신한 50.2%, 하나 46.8%, 우리 36.6%(비과세 배당 고려 시 39.8%)다. 일부 지주는 이미 50% 수준에 근접했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환원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세제 환경 변화도 배당 매력을 키웠다.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배당총액을 10% 이상 늘린 기업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전배승 LS증권 애널리스트는 "8개 은행지주 모두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 충족을 검토해 왔다"며 "지난해 4분기 주당배당금이 큰 폭으로 확대된 배경에도 이 같은 기준 충족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분리과세 기준을 적용하려면 최소 10% 이상의 주당배당금 증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감액배당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감액배당은 자본잉여금을 재원으로 배당해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 방식이다. 김은갑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감액배당은 분리과세보다 세제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며 "우리금융은 3조원 재원으로 약 3년간 비과세배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 요인으로는 외국인 수급도 꼽힌다. 지난달 외국인은 금융업종을 2조6000억원 순매수하며 반년 만에 대규모 자금을 유입시켰다. 반도체 등 대형 제조주에서 차익 실현이 이어지는 사이 금융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외국인 보유비율도 높은 수준이다. KB금융의 외국인 비율은 77.26%에 달한다. 하나금융은 67.60%, 신한금융은 60.40%, 우리금융은 47.55%로 집계됐다.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지만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대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유일하게 1배를 넘어선 KB금융(1.08배)를 제외하고는 신한금융(0.91배), 하나금융(0.84배), 우리금융(0.85배) 모두 1배를 밑돈다. KB를 제외한 금융지주들은 아직 순자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1배 미만이면 장부가치에도 못 미치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기준 은행 평균 PBR은 약 0.69배 수준"이라며 "실적 발표 이후 고배당 기대와 CET1 비율 안정, 순이자마진(NIM) 개선 기대 등이 겹치면서 주가가 반응하고 있다. 목표 PBR을 0.9배 수준으로 상향해 은행지주 목표주가를 올렸다"고 분석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상장은행 평균 총주주환원율은 43%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주주환원 확대와 최대실적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은행주의 투자 매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