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론 덮자 ‘특위 인선’ 뇌관…친명, 이성윤 대항마로 송영길 ‘호출’

송영길, 민주당 복귀 속전속결…단순 인선 이견 넘어선 주도권 싸움

민주당 내부 ‘명·청 갈등’이 수습되지 않는 한 리더십 위기 지속 불가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의 전선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에서 당직 인선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정청래 대표가 지난 12일 합당 논의 중단을 선언하며 급한 불을 껐으나 하루 만인 13일 친청(친청정래)계 인사로 꼽히는 이성윤 최고위원을 ‘정치검찰 조작기소대응 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위원장에 임명하면서다. 정 대표가 자신의 복심인 이 최고위원을 위원장에 앉히자마자 친명계는 즉각 ‘돈봉투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송영길 전 대표를 대항마로 내세우며 양측 간 갈등은 다시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단순한 당직 인선 잡음을 넘어, 6·3 지방선거 주도권을 둘러싼 친명과 친청 간의 권력 투쟁이 2라운드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번 인선에 대해 “관례에 따른 순번제”라고 설명했으나 친명계는 이를 정 대표의 ‘선전포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친명계는 특히 이 최고위원이 지난 2차 종합특검 후보 추천 과정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당시 이 대통령을 배후로 지목했던 김성태 전 회장의 변호인(전준철 변호사)을 추천해 논란을 빚은 점은 문제 삼았다. 당시 이 대통령조차 불쾌감을 표출했음에도 정 대표가 이 최고위원의 중용을 강행한 것은 당 장악력을 놓지 않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이 최고위원의 사퇴 요구에 그치지 않고, 송영길 전 대표를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는 사실이다.

직전 특위 위원장이었던 한준호 의원은 인선이 발표되자 “대통령을 겨눴던 변호사를 추천하고도 사과 없는 인사가 특위를 맡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정치검찰 탄압의 피해를 온전히 겪고 싸워온 송영길 전 대표가 적임자”라고 공개 제안했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모임’을 주도하는 이건태 의원 역시 “당원에 대한 배신”이라며 인선 철회를 촉구했다.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와 특위 소속 변호사들까지 집단 사퇴를 예고하며 가세했다. 이들은 이 최고위원의 임명을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대결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전선을 확대했다.

이러한 친명계의 기류는 송영길 전 대표의 정치적 재개와 맞물려 파괴력을 더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13일 ‘돈봉투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털어냈다. 이어 18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회로 돌아가 이재명 정부 성공을 돕겠다”며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민주당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19일 주소지를 계양구로 이전하고 20일 복당을 신청할 예정이다. 인천 계양을은 이재명 대통령의 직전 지역구이자 송 전 대표의 정치적 텃밭이었던 상징적인 곳이다. 이곳에 송 전 대표가 친명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등판한 것은 정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강력한 견제구로 해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송 전 대표가 인천 계양을에서 출마를 시사하고, 당 복귀를 서두르는 것은 단순한 정치 재개를 넘어 당내 역학 구도의 중심으로 진입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생·개혁’ 쌍끌이 전략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당내 권력 지형을 둘러싼 ‘명·청 갈등’이 수습되지 않는 한 리더십 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성윤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검찰의 조작 수사를 끝까지 밝혀내고 단죄하겠다”며 사퇴 요구에 사실상 선을 그었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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