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규약 개정 통한 ‘적대적 두 국가’ 명문화 핵심쟁점

‘주석’직 부활·김주애 후계 구도 구체화 등 권력재편

전문가들 "통일 개념 삭제·핵 무력 고도화 병행 가능성"

북한이 이달 예고한 제9차 노동당 대회 개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당 대회의 핵심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천명한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의 당 규약 명문화 여부다.

김 위원장은 최근 남북 관계의 영구적 단절을 제도화하고, 차기 미 행정부를 겨냥해 핵 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한 새로운 대외 전략을 암시해왔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달 있을 당 대회가 남북 관계와 한반도 정세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8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17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제9차 당 대회 대표증 수여식이 진행됐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제7차 당대회(2016년)는 대표자들이 5월 2일 평양에 도착한 뒤 5월 6일 개막했고, 제8차 당대회(2021년)는 2020년 12월 30일 대표증 수여식을 거쳐 2021년 1월 5일 개막했다. 올해에도 대표증 수여식이 진행된 만큼 개막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대회 이후에는 남측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가 연이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전례상 당대회 결정 사항을 헌법과 법률에 반영하기 위해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돼 왔다. 2021년에는 8차 당대회 종료 닷새 만에 최고인민회의가 열렸고, 2016년에도 약 50일 뒤 회의가 개최됐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적대적 두 국가론'의 완성이다. 김 위원장은 2023년 말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바 있다. 이번 당 대회에서는 이를 노동당 규약에 못 박고, 선대 유훈인 '조국 통일'과 '민족' 개념을 삭제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를 명문화하고 향후 이를 표현하기 위한 실질적 행동에 나설 전망"이라며 "이 경우 우리나라 통일 정책에도 전면적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내부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1인 지배 체제 강화와 후계 구도 가시화가 예상된다. 김 위원장을 '국가수반'으로 지칭하는 빈도가 늘면서 김일성 주석 사후 폐지됐던 '주석' 직함의 부활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한 딸 김주애가 최근 평양 화성지구 살림집 준공식에서 주민들과 스킨십을 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임에 따라 이번 당 대회를 기점으로 후계자로서의 위상이 더욱 구체화될지도 관심사다.

전성훈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북한의 권력 구조 개편과 가능성에 대해 "당 대회를 계기로 헌법을 개정하며 (김정은이 자신의)호칭을 바꿀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미 노선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가 아닌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한 군축 협상 프레임을 고수하며, 미국을 향해 대화의 문은 열어두되 핵 무력 고도화 노선은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와 관련해 "핵 억제력 강화를 위한 핵 무력 고도화라는 기존 노선을 견지하면서 대미 관계를 적절히 관리하려는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지난 16일 평양 화성지구 4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경축공연을 관람하던 중 주애가 김 위원장이 펼친 손을 두 손으로 어루만지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지난 16일 평양 화성지구 4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경축공연을 관람하던 중 주애가 김 위원장이 펼친 손을 두 손으로 어루만지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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