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여가 지났지만, 마땅한 인수처가 나오지 않으면서 자금난이 심해지고 있다.
폐점이 늘고 직원 급여도 밀리고 있지만 자금 수혈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홈플러스가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만 무성해지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운영 점포 수는 2024년 126곳에서 이달 111곳으로 줄었다. 홈플러스는 유동성이 나빠지자 지난해 말부터 일부 부실 점포 정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원천, 가양, 장림, 울산북구, 일산점을 닫은 데 이어 지난 달 31일 계산, 안산고잔, 시흥, 천안신방, 동촌점을 폐점했다.
홈플러스는 이달 부산감만, 문화, 울산남구, 전주완산, 화성동탄, 천안, 조치원점도 폐점한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나 내년에는 인천숭의점과 잠실점도 문을 닫을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2027년까지 점포를 102개로 줄일 계획이다. 여기에 납품 대금 지급이 밀려 매대는 비어가고, 두 달 연속 직원 급여가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않고 있는 데다, 긴급운영자금(DIP) 대출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 제4부는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채권단, 노동조합에 회생 절차 폐지나 지속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회생 절차를 폐지하는 것에 명확히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노조는 대주주인 MBK가 긴급 운영 자금을 투입하고 회생 절차는 유암코(UAMCO·연합자산관리)가 맡아달라는 입장을 보였다.
MBK 측은 "회생 절차가 계속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기존에 약속한 1000억원 DIP 대출에 참여하고, 관리인 교체도 필요하다면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주채권자인 메리츠그룹은 회생계획안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의견을 종합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인 다음 달 4일까지 회생 절차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법원이 회생 절차 폐지 결정을 내리면 홈플러스는 청산 수순을 밟게 된다.
업계에선 대형마트를 옥죄던 새벽 배송 규제가 풀릴 조짐이 보이면서 홈플러스 회생 절차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도 생겼다.
대형마트가 새벽 배송 규제에서 풀리면 홈플러스 점포들이 물류 거점으로 운영되면서 시장 경쟁력과 인수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어서다. 현재 홈플러스는 290개의 PP센터(피킹 & 패킹센터)를 보유해 전국 단위의 물류망을 갖추고 있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현재 익스프레스 매장에서도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최근 대형마트의 퀵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 규제가 완화되면 회사 회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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