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일본과 체결한 통상·관세 합의에 따라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투자금의 사용처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해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일본에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면서 일본은 미국에 5500억달러(약 796조원) 투자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일본과의 거대한 무역합의가 막 출범했다”며 “일본은 이제 공식적, 재정적으로 미국에 대한 5500억달러 투자 약속에 따른 첫 번째 투자 세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오늘 나는 위대한 텍사스주의 석유·가스, 오하이오주의 발전, 조지아주의 핵심 광물 등 전략적 영역에서의 세 가지 엄청난 프로젝트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프로젝트의 규모는 매우 크다. 그리고 하나의 특별한 단어인 ‘관세’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내가 세 차례 승리한 오하이오의 가스 발전소는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며, 아메리카만의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은 수출과 나아가 우리나라의 에너지 패권을 이끌 것이다. 또한 핵심광물 시설은 외국 공급원에 대한 우리의 어리석은 의존을 끝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일본의 대미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지난 12일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을 워싱턴DC에 파견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회담하는 등 미국과 대미 투자 1호 안건을 논의해왔다.
당시 아카자와 경제산업상과 러트닉 장관 간의 미일 논의에서는 합의가 발표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게시글 내용으로 미뤄 이후 추가 협상을 거쳐 양국 간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다시 건설하고 있다. 미국은 다시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다시 이기고 있다”며 “이는 미국과 일본 모두에 매우 흥분되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했다.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무역합의의 일환으로 일본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 계획 중 “첫 세 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면서 이들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가 360억 달러(약 52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오하이오주 프로젝트에 대해선 “역사상 최대 규모 천연가스 발전 시설”이며 발전 용량은 9.2기가와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텍사스주 프로젝트는 “미국만(멕시코만) 심해 원유 수출 시설 건설”이라면서 “연간 200억∼300억 달러의 미국 원유 수출을 창출하고 정유소의 수출 역량을 확보하며, 세계의 선도적인 에너지 공급국으로서 미국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러트닉 장관은 조지아주 핵심광물 시설에 대해선 “합성 산업용 다이아몬드 제조 능력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첨단 산업 및 기술에 필수인 산업용 다이아몬드 생산을 미국 내에서 충당하게 된다고 했다.
러트닉 장관은 또 “이 프로젝트들은 함께 수천개의 고임금 미국 일자리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일본이 자본을 공급하고 인프라는 미국에서 건설된다. 일본이 그 수익을 얻고, 미국은 전략적 자산, 확대된 산업 역량, 강화된 에너지 패권을 얻는 구조로 짜여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이 일본의 대미투자금 사용처 첫 발표에 대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미일이 공급망을 구축해 유대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엑스(X)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일본과 미국 관세 협의에 기초해 합의했던 ‘전략적 투자 이니셔티브’ 첫 프로젝트에 양국이 일치했다”며 이같이 의미를 부여했다.
미일 양국의 새로운 무역합의에 따른 1호 대미 투자처가 발표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을 향한 대미 투자 압박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3500억달러(약 507조원)의 투자금을 미국에 지급한다는 무역협정에 합의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아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와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한미 무역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하지 않아 실제로는 관세 인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위협에 따라 한국에서는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급거 방미해 러트닉 장관 등 미 고위 당국자 및 의회 인사들을 면담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도 미국을 찾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났다.
한국 국회에서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신속한 대미투자법안 처리를 모색하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한국 관세 인상 철회 등 한국 측이 기대하는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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