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다주택자 대출연장’ 문제제기

RTI 엄격 적용시 상환 부담↑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지난 4일 다주택자 양도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지난 4일 다주택자 양도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 관행을 손보기로 하면서 14조원에 이르는 임대사업자 대출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했다. 만기 연장 시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을 재적용하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9일 은행권과 상호금융권 등 전금융권 기업여신부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임대사업자의 대출 상환 방식과 만기 연장 절차를 점검한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전금융권 점검회의를 하고선 연휴 직후로 다시 회의를 소집했다.

논의의 초점은 다주택자 전반에서 임대사업자 대출로 구체화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서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연장 혜택을 주는 것이 공정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설 연휴 기간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관련 문제를 재차 언급하며 다주택자 대상 금융 특혜 관행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연장 혜택’이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는 임대사업자 대출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주택자가 개인 명의로 받은 주담대는 통상 30∼40년 만기의 분할상환 구조로, 만기 시 원리금 상환이 끝나기 때문에 연장 이슈가 크지 않다.

반면 임대사업자 대출은 최초 3∼5년 만기로 실행된 뒤 1년 단위로 연장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부동산 임대업 대출 잔액은 157조원이며, 이 가운데 상가·오피스 등 상업용을 제외한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은 13조9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재 개인 신규 주담대는 지난해 6·27 대출규제에 따라 금지됐다. 임대사업자 신규 대출은 작년 ‘9·7 대책’으로 중단된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 실행된 임대사업자 대출은 만기 연장 관행에 따라 심사가 비교적 느슨하게 이뤄져 왔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기존 임대사업자 대출을 대상으로 만기 시 재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만기 연장 심사 시 RTI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RTI는 임대사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다.

현재 규제지역은 RTI 1.5배, 비규제지역은 1.25배를 지킨 경우에만 신규 대출이 가능하다. 즉 규제지역 주택 임대사업자의 연간 이자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임대소득은 적어도 연 1500만원은 돼야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은행권은 임대사업자 최초 대출 시 담보가치와 임대소득 등과 함께 RTI를 종합적으로 심사하지만, 만기 연장 시에는 형식적 점검만 거치고 RTI 요건을 따로 보지 않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심사 강화가 일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대출 상환 압박이 임대료 인상으로 전가되거나, 부실 발생 시 은행이 우선 변제권을 갖는 구조상 세입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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