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시대에 올라탄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가계대출 억제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은 진정되는 흐름이지만, 주식시장으로 향하는 신용대출 금리가 4%대로 오르며 금융시장의 새로운 '시한폭탄'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투자 목적 대출이 향후 금리 변동기의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휴 직전인 1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등급·1년 만기 신용대출 금리는 연 4.010~5.380% 수준이다. 2024년 12월 이후 줄곧 3%대를 유지하던 금리 하단이 1년 2개월 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16일과 비교하면 약 한 달 새 하단은 0.260%포인트(p), 상단은 0.150%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가 2.785%에서 2.943%로 0.158%p 오른 영향이 반영됐다. 단기물 중심의 시장금리 상승이 곧바로 신용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진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4.360~6.437%로, 은행채 5년물 금리 상승(+0.107%p)과 함께 하단과 상단이 각각 0.230%p, 0.140%p 올랐다. 변동형(신규 코픽스 기준·연 3.830~5.731%) 역시 지표인 코픽스(2.890%)에 변화가 없는데도 0.1%p 가까이 상승했다.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은 아직 3.830%로 3%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서울시 금고를 운영하는 신한은행의 모범납세자 금리 감면(0.5%p)을 제외하면 사실상 주요 시중은행에서 3%대 가계대출 금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부동산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줄이고 가산금리를 높이면서 신용대출 금리가 더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었다"며 "최근에는 5년물보다 1년물 등 단기물이 더 많이 오르면서 신용대출 하단이 다시 4%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금리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대출 규모의 흐름은 상반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은 줄고 있지만 대출의 질은 악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2543억원으로 1월 말 대비 5588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4563억원), 올해 1월(-1조8650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줄어드는 추세다.

주담대 잔액은 609조5452억원으로 이달 들어 5793억원 감소하며 가계대출 축소를 이끌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2월 감소 폭도 1월(-1조483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신용대출은 104조8405억원으로 이달 들어 950억원 증가했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40조837억원으로 약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뒤 12월 말과 올해 1월 39조7000억원대로 줄었다가 최근 다시 39조8000억원대로 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초에는 상여금 유입 등으로 신용대출 상환이 활발한 편인데, 올해 1~2월에 오히려 잔액이 늘어난 것은 상당 부분 투자 목적 대출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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