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명은 부동산 임대업…“관련 상임위서 심의, 이해충돌 우려”

김경 전 서울시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경 전 서울시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시의회 의원 10명 중 4명이 의정 활동 외에 별도 직업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당수가 부동산 임대업을 겸하고 있어 직무 연관성이 높은 상임위원회 활동 시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 기준 서울시의원 111명 중 95.5%인 106명이 겸직을 신고했다. 이 중 39.6%에 해당하는 44명은 회사 대표, 대학 겸임교수, 변호사 등으로 활동하며 실제 보수를 수령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는 이들이 받는 정확한 보수액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은 ‘부동산 임대업’이다.

지난달 사퇴한 김경 전 시의원을 포함해 총 21명이 임대업을 신고했으며 이 중 11명은 교통·도시계획균형·도시안전건설·주택공간위원회 등 부동산 정책을 직접 다루는 상임위 소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본인이 소유한 건물의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스스로 심의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들 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한 임대업 신고 의원은 “대통령과 서울시장도 함부로 (정책에) 개입할 수 없는데 시의원이 가능하겠느냐”며 “아파트도 아니고 상가를 임대하는 게 이해충돌의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고 사각지대에 있는 ‘숨은 임대업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 임대의 경우 사업자 등록이 필수가 아니어서 겸직 신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임대업 미신고 의원 중 42명이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의 임대채무(보증금)를 신고했으며 이 중 보증금 규모가 10억 원 이상인 경우도 5명에 달했다.

기초의회의 겸직 공개 현황은 더욱 불투명하다. 현행 지방자치법상 연 1회 이상 겸직 현황을 공개해야 하지만, 지난해 금천·동작·마포구의회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성북구의회는 과거 현황의 날짜만 바꿔 게시하는 등 부실하게 운영됐으며 보수액까지 투명하게 공개한 곳은 서울 내 25개 자치구 중 6곳에 불과했다.

지방의원은 2006년 ‘무보수 명예직’에서 ‘유급제’로 전환됐다. 지난해 서울시의원 1년 의정비는 7530만원에 달한다. 공익 봉사에 전념하라고 월급을 주지만, 겸직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과거 규정이 그대로 남아 있어 ‘이권 개입’ 통로가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국회의원은 국무위원 등 공익 목적 외에는 영리 업무 겸직이 엄격히 금지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경 전 시의원 사례 등의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제도를 전반적으로 바꿔야 하는 시점”이라며 “국회와 비슷한 수준의 겸직 규정을 따르는 등 새로운 수준의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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