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 팟캐스트에 나와 외계인의 실재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들은 실재한다”(They’re real)고 했다가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자 별도 성명을 내고 부인했다.
자신의 외계 생명체와 관련한 발언이 온라인에서 과열 해석돼 번지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영국 가디언의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 팟캐스트의 속사포 질문 코너에 출연해 여러 질문에 짧고 재치 있게 답하던 중 ‘외계인은 존재하느냐’는 취지의 물음에 “그들은 실제다”라고 답했다.
이 장면이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마치 그가 외계 생명체의 실재나 접촉 사실을 인정한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전직 대통령이 비밀 정보를 우회적으로 확인해 준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내놓으며 흥분했고, 음모론 커뮤니티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덧붙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오바마는 별도의 입장을 통해 자신이 그런 의미로 말한 것이 아니며, 외계 생명체가 지구와 접촉했다는 증거를 본 적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해당 코너가 농담과 기지를 주고받는 형식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발언이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진 데 대해 선을 그었다.
가디언은 이 해명이 나오기까지의 온라인 반응과 공인이 던진 짧은 한마디가 어떻게 순식간에 확대 재생산되는지를 함께 짚었다.
이번 해프닝의 의미를 곱씹어 보면, 오바마의 발언 자체보다도 현대의 정보 소비 방식이 더 큰 메시지를 던진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대통령을 지낸 인물의 말은 맥락이 제거된 채 몇 초짜리 클립으로 유통될 때 상징적 무게가 폭증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확인비행물체(UFO)나 외계 생명체처럼 오래된 호기심과 불신이 뒤섞인 주제에서는 사람들은 공식 부인의 언어보다 ‘혹시 모른다’는 여지를 더 매력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오바마가 서둘러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밝힌 것은 단순한 정정이 아니라, 자신이 의도치 않게 음모론적 상상력에 연료를 공급하는 위치에 서 있음을 자각한 결과로 읽힌다.
과거라면 웃고 지나갈 농담이었을 답변이 이제는 소셜미디어의 난립으로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확대되고, 정치적 의미까지 얹혀진다.
가디언은 말한 것과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한 것 사이의 차이를 이번 사건에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시대의 해석 경쟁이 얼마나 빠르게 달아오르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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