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초 대비 30% 급등하며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4) 출하 모멘텀이 지수 상승을 견인한 가운데, 실적 개선 기대까지 더해지며 증시의 레벨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5.41% 상승했고, 연초 대비로는 30% 급등했다.
전 세계 주요 지수와 비교해도 코스피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13일 오후 4시 기준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올해 11% 상승했고, 중국 상해종합지수(2.40%), 미국 나스닥(-3.76%), S&P500(-0.66%) 등과 비교해도 코스피의 상승률이 가장 높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강세에 더해 설 연휴 직전 전해진 삼성전자의 HBM4 출하 소식이 지수 상승폭을 키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4 첫 출하 소식을 알린 12일 하루 동안 6% 넘게 상승했고, 13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18만원선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반도체 업황 회복이 단기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HBM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가 잇따라 상향 조정되면서 코스피 추가 상승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일본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29만원, 156만원으로 제시했다. 직전 목표가는 각 22만원, 125만원이었다.
노무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노무라는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을 243조원, 322조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322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 시가총액 세계 1위인 엔비디아는 물론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를 포함해 세계 상장사 중 가장 많은 돈을 벌게 된다. SK하이닉스도 올 1분기 36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으며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189조원,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267조원으로 제시했다.
KB증권도 지난 1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6년 전 세계 영업이익 상위 10대 기업 중 삼성전자 영업이익(170조원) 비중은 약 9%에 달하는 반면 시가총액 비중은 약 3%에 불과하다”며 “향후 기업가치가 한 단계 도약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월 현재 메모리 공급 부족 강도가 지난해 4분기 대비 더욱 심화됐고 주요 고객사의 수요 충족률은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삼성전자 메모리 출하량의 70%를 AI 데이터센터 업체가 흡수하고 있어 구조적 수요 기반이 공고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1c D램과 4나노미터(nm) 공정을 적용한 HBM4 성능이 기대치를 상회하고 있어 향후 시장 점유율이 40%에 근접할 것”이라며 “2027년까지 메모리 공급 확대가 제한적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생산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종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업황 개선이 국내 지수 전반의 레벨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업종 쏠림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변수로 지목된다. 현재로서는 반도체가 증시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축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순환매를 통해 가격 부담이 완화된 반도체, 방산·조선, 자동차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주도주는 매물 소화 이후 상승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에너지·디스플레이·유틸리티 등 시클리컬 업종은 여전히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 영역에 있어 순환매 대응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jy1008@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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