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에서 발생한 비트코인 급락 사태를 계기로 가격 급변 시 강제 청산을 완충할 내부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내부 입력 오류인지 외부 변수인지와 무관하게, 비정상적 가격 왜곡 국면에서 투자자 피해를 방어할 보호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2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빗썸에서는 오지급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물량이 시장가로 일시에 투입되며 단시간에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이 여파로 코인대여·렌딩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강제 청산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빗썸 내 렌딩 서비스를 이용하던 계좌 64개에서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강제 청산이 집행됐으며, 피해 규모는 최소 수억원대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지난해 10월 발생한 테더 급등 사태와 구조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해외발 악재로 '김치 프리미엄'이 급격히 확대되며 빗썸 내 테더 가격이 한때 5755원까지 치솟았고, 유동성 공백 속에서 레버리지 성격의 렌딩 이용자들이 연쇄 청산을 겪었다.
공통점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내, 외부 변수로 급격한 가격 왜곡이 발생했을 때 강제 청산을 완충할 장치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점은 내부 원인이냐 외부 원인이냐가 아니라 강제 청산이 방어됐느냐는 것"이라며 "비정상적 가격 왜곡 상황에서 청산이 그대로 집행됐다면 투자자 보호 체계가 충분히 작동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테더 폭등과 이번 비트코인 급락 모두 보호 장치가 실질적으로 작동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빗썸은 강제 청산을 완충하기 위한 '도미노 청산 방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스템은 자동 상환 주문이 발생할 경우 국내 타 거래소 시세와 비교해 가격 차이가 과도하면 자동 상환 매수를 일시 보류하는 구조다.
빗썸 관계자는 "도미노 청산 방지 시스템이 작동해 연쇄 청산으로 확대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테더 사태 당시에도 급격한 시세 변동 구간에서는 강제 청산이 일시 중단됐고, 가격 안정 이후 순차적으로 집행됐다는 입장이다.
보상 기준을 둘러싼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지난해 테더 급등에 따른 연쇄 청산 당시에는 "시장 변동성에 따른 결과"라는 이유로 전체 보상액이 1억원 수준에 그쳤다. 반면 이번 사고 직후에는 매도 차액 전액 보상에 10%를 추가 지급하는 방침이 제시됐다. 구조적으로 동일한 사건이나, 당국의 움직임에 따라 보상 방안을 확대했다는 의혹이다.
빗썸을 5년 이상 이용해왔다는 30대 투자자는 "거래소 내부 시스템과 청산 구조로 인해 특정 가격 구간에서 피해가 집중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지난해 테더 급등 당시와 본질적으로 유사하다"며 "구조가 유사하다면 판단 기준 역시 일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테더 사태와 이번 사고는 발생 원인과 성격이 다르다"며 "당시에도 내부 원인과 무관했음에도 일부 보상을 진행했고 이번 패닉셀과 관련한 구체적인 보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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