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신분 ‘계엄 비선’ 노상원 前정보사령관
정보사 요원정보 기밀유출 2심서도 징역 2년
“‘부정선거 증거’ 언행 선관위 계엄 상정한 것”
“계엄 등 고도의 정치 결단도 사법 심사 대상”
노씨, 계엄공모 내란죄 징역 30년 구형 상태
尹 19일 선고앞 한덕수·이상민 내란죄 중형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과정에 민간인 신분으로 개입한 ‘계엄 비선’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이른바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계엄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을 구성하고자 기밀인 요원 정보를 넘겨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형을 선고 받았다.
대통령 통치행위에도 불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불법계엄에 동조한 위헌·위법이 자행됐단 법원 판단이 나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12일 노상원 전 사령관의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및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 항소심에서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과 노 전 사령관 양측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하고 2490만원 추징 명령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4년 11월 ‘제2수사단’ 구성을 위해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요원들의 인적사항을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에게서 넘겨받는 등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특검에 의해 기소됐다. 당시 그는 지난 2019년 3월 군에서 제적돼 민간인 신분이었다.
노 전 사령관 측은 요원들의 개인정보를 취득할 당시 개인정보법 위반에 해당하는 ‘부정한 목적’이 없었다면서, ‘계엄 상황’ 아닌 ‘대량 탈북사태’에 대비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재판부는 “(피고가) 계엄을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사실이 있다”며 불인정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가) 선발한 요원들을 데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가며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점, 탈북상황 대비라면 굳이 전라도 출신 인원을 제외할 이유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계엄시 선관위 조사를 염두에 둔 2수사단 구성이라고 봤다.
이어 “계엄선포는 전시나 사변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 기존 헌법질서 회복같은 소극적 목적을 위해서만 이뤄져야 한다”며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 계엄선포를 상정하며 이에 동조해 병력을 구성하고, 각 병력에 부여할 구체적인 임무를 정하고 이를 준비한 것은 그 자체로 위헌·위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도 했다.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해당해 사법부가 판단할 수 없다’는 주장도 불인정됐다. 재판부는 “계엄선포가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국가 행위와 작용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 그 테두리 안에서 합헌·합법적으로 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법부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관한 권한 행사에 대해서도 헌법·법률 위반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달 13일 계엄 사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징역 30년이 구형됐는데, 개인정보법 위반 재판을 받아온 게 공소권 남용이란 주장도 폈다. 재판부는 “개인정보법 위반죄와 내란죄는 구성요건이 상이한 별개의 죄”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알선수재 혐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가 있었다는 노 전 사령관 측 주장도 전부 기각됐다. 그는 지난 2024년 8~9월 준장 진급을 돕겠다면서 김모 대령으로부터 현금 1500만원과 600만원 상당 백화점 상품권을 수수한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다.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준장)으로부터 인사 청탁을 들어주겠다는 명목으로 현금 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제기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미 전역한 민간인의 지위에 있으며 군인사권자와의 개인적 관계를 내세워 승진심사에 탈락해 절박한 상태에 있던 후배 군인 인사에 관여를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해 죄질이 불량하고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이 사형 구형된 가운데 오는 19일 내란죄 1심 선고를 받는다. 내란특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무기징역, 노 전 사령관에게 징역 30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 징역 20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징역 15년 등을 각각 구형했다. 이들에 앞서 법원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징역 23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했다.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피고인들이 내란 가담 행위를 한 것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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