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탄력성 25~39세 -0.301
유주택 50세 미만도 후생 감소
"청년 소비 둔화, 내수·저출산 우려"
주택가격이 오르면 가계 자산이 늘고 소비도 확대된다는 '자산 효과' 통념과 달리 집값 상승이 세대별로 상반된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청년층은 소비 여력이 줄고 경제적 후생이 낮아지는 반면, 고령층은 오히려 후생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집값 상승이 세대 간 격차를 심화시키는 경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주택가격 상승이 연령별 소비 및 후생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가격이 5% 상승할 경우 50세 미만 가계의 후생은 평균 0.23% 감소하는 반면 50세 이상 가계의 후생은 0.26%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소비의 주택가격 탄력성 역시 25~39세 -0.301, 40~49세 -0.180으로 나타나 50세 미만에서는 집값 상승이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주진철 한은 경제모형실 금융모형팀 차장은 "기존 연구에서는 주택가격 상승 시 자산가치 증가로 소비가 늘어난다는 자산효과에 주목해 왔다"면서도 "최근에는 연령이나 주거지위에 따라 자산효과 이외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 미시데이터를 활용한 실증분석에서도 40세 이하, 특히 무주택자의 평균소비성향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연령대별 패널회귀분석 결과 50세 미만 가계의 소비는 주택가격 상승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한 반면 50세 이상에서는 뚜렷한 영향이 확인되지 않았다.
주 차장은 "50세 미만의 경우 -0.2에서 -0.3 내외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값을 나타냈다"며 "자산축적이 충분치 않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절약 및 투자효과에 의한 소비제약 경로가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집값 상승 시 무주택자는 향후 주택 구매를 위해 저축을 늘리고 유주택자는 더 많은 대출과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감수해야 하면서 소비가 제약되는 구조라는 뜻이다. 한은은 이를 각각 '투자효과'와 '저량효과'로 설명했다.
특히 유주택자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50세 미만의 후생은 감소했다. 유주택자의 후생 감소 기여도는 -0.09%포인트로, 50세 미만 전체 후생 감소(-0.23%)의 약 40%를 차지했다. 상당수 젊은 유주택자가 1주택 자가거주자이거나 저가주택 보유자로, 주거사다리 상향 이동을 위한 추가 저축과 높은 레버리지 부담에 동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50세 이상 가계는 주거사다리 상향 이동 유인이 크지 않고 유주택·다주택 비중이 높아 자산가치 상승 효과가 우세하게 나타났다.
한은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세대 간·자산계층 간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청년층의 소비 위축은 내수 기반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높은 주거비 부담은 만혼·저출산 등 구조적 문제의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 차장은 "본고의 분석 결과에 비춰볼 때 주택가격 상승세 지속은 청년층의 소비 위축에 따른 내수 기반 약화에 더하여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인한 청년층의 만혼, 저출산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의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기대심리에 기반한 주택시장 과열을 방지하고 청년층을 포함한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안정화 정책을 다각도로 꾸준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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