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부실 상장 기업을 신속하게 퇴출하기 위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상장폐지 요건을 대폭 강화한다. 오는 7월부터 1000원 미만 ‘동전주’를 상폐 요건에 추가하고 기업에 부여하는 개선기간도 축소한다. 전날 기준 코스닥 동전주는 140여곳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상장 페지 요건 강화로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가 기존 예상 50개 내외에서 약 150개, 최대 220여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한국거래소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코스닥 시장 신뢰와 혁신 제고방안을 통해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은 지원하면서 부실기업은 신속하게 퇴출하는 ‘다산다사’ 시장구조 전환을 발표했다. 이번 개혁 방안은 이 같은 개혁을 가속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발표에는 동전주 상폐 요건 신설, 시가총액 요건 상향 조기화, 완전자본잠식·공시위반 요건 강화 등 내용이 담겼다.
금융위는 오는 7월 1일부터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를 형식적 상폐 요건으로 추가한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으로 오르지 않으면 별도 심사 없이 최종 상폐된다.
지난해 발표한 시총 요건 상향은 시기를 앞당긴다. 올해 1월 코스닥 기업의 시총 상폐 기준이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강화된 뒤 내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방안으로 상향조정 주기를 매 반기로 줄인다. 올해 7월 시총 기준이 200억원으로 높아지고 내년 1월 300억원으로 상향된다.
기준을 악용해 일시적 주가띄우기로 상폐를 회피하는 ‘꼼수’를 방지하기 위해 세부 적용기준과 시장감시도 강화했다.
현재 시총 기준을 30거래일 연속 하회할 때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간 연속 10거래일, 누적 30거래일 시총 기준을 상회하면 상폐를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시총 기준을 상회하지 못하면 즉시 상폐된다.
아울러 현재 사업연도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때에만 상폐 대상으로 지정하지만,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인 기업도 상폐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다만 반기 기준은 기업의 계속성 등에 대한 실질심사를 거쳐 상폐를 결정한다.
공시위반에 따른 상폐 기준도 강화한다. 현재 최근 1년간 공시벌점 15점 누적에서 누적 벌점 기준을 10점으로 낮춘다. 중대하고 고의적인 공시위반은 한 번이라도 위반하면 곧바로 상폐 대상 범위에 포함시킨다.
요건 강화와 함께 심사 절차도 효율화한다. 실질심사시 기업에게 부여할 수 있는 최대 개선기간을 1년으로 축소했다. 지난해 2년에서 1년6개월로 줄인데 이어 한 번 더 시간을 줄였다. 상폐 대상 기업이 늘어나며 가처분 소송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소송 진행을 위해 법원과도 협의, 퇴출 지연을 막는다.
거래소는 개혁방안을 반영해 시뮬레이션 한 결과 올해 상폐 대상에 포함이 예상되는 코스닥 기업은 당초 50개사에서 최대 220여개사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시총 상향조정 조기화에 따른 추가 기업이 30여개, 동전주 요건 추가에 따른 예상 기업이 18~135개사다. 여기에 자본잠식과 공시위반 요건 강화로 5개사가 추가로 포함될 것으로 봤다.
거래소는 코스닥본부 부이사장을 단장으로 ‘상장폐지 집중관리단’을 구성하고 이달부터 내년 7월까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한다. 총 4개팀 20명으로 구성된 집중관리단을 통해 부실기업 퇴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부실기업이 신속하게 퇴출된 뒤 빈자리에 유망한 혁신기업이 원활히 상장될 수 있도록 상장제도 개선도 병행할 방침이다. 거래소를 전면 재설계하는 수준의 근본적인 혁신방안을 마련해 거래소를 글로벌 수준으로 혁신하기로 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집중관리기간은 오늘부터 바로 가동하고 규정개정 등 후속조치가 필요한 절차 효율화는 오는 4월 1일부터, 4대 요건 강화는 7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분식회계, 주가조작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kns@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