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1일 대법관 증원법과 재판소원 도입법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 표결에 불참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대법관을 증원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과 대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도입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단계적으로 늘려 26명까지 증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대법원의 판결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에서는 ‘4심제 도입’이라며 반대해 왔다.
대법원은 재판소원이 사실상 ‘4심제’로 불필요한 재판의 반복을 초래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헌법 101조 1항과 101조 2항에서 “재판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서 하되,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재판을 최종심으로 해야 함을 명시했다”며 “법원이 아닌 곳에서 재판한다든지, 불복이 있다 해서 대법원을 넘어서까지 재판을 거듭한다면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들 개정안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결과를 뒤집기 위한 것이라며 위헌성을 주장했다. 법안 통과 절차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졸속 통과’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이날 ‘4심제·대법관증원 = 범죄자 대통령 재판 뒤집기’라고 적힌 피켓을 노트북 앞에 붙인 채 전체회의장에서 강력히 항의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것은 사법체계 전체를 바꾸는 문제”라며 “이런 식의 날치기 통과는 두고두고 우리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섭 의원은 “당장 대법원이, 실무에 착수해야 하는 사법부가 반대 의견을 내고 있는데 무슨 숙의가 돼서 통과시킨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4심제가 도입됐을 때 국민이 소송 지옥에 빠질 수 있다. 1심, 2심, 3심을 거쳐 가며 받는 심리적·재정적 압박, 고통을 생각하면 이런 식으로 4심제를 쉽게 얘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규택 의원도 “4심제, 대법관 증원은 대통령 재판을 뒤집으려고 내는 법안 아닌가”라며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가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받아 고법·대법을 거쳐 유죄가 확정되면 뒤집어야 하니 재판소원을 도입해 4심제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법관 증원에 대해서도 “새로운 전원합의체를 만들어 기존 전원합의체 판결을 뒤집으려 하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재판소원은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정당한 ‘사법 개혁’이라며 맞섰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헌재는 수많은 판결을 통해 거의 일관되게 재판소원을 인정하고 있다”며 “헌법재판과 사법부에서의 재판은 분명히 다른데 다른 체계를 혼용해 ‘4심제’라고 비판하는 것은 잘못됐다”라고 반박했다.
박균택 의원은 재판소원 도입에 대해 “어디까지나 법원의 재판, 행정기관의 처분에 대해 헌법정신 또 법률 규정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 있는지를 사후적으로 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재판소원에 대해서는 수시로 열린 법사위 회의에서,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바가 있다”며 “이 법안에 대한 숙의가 없었다거나 ‘날치기’였다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며 법안 통과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일축했다.
이날 두 개정안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민주당의 3대 ‘사법개혁안’(대법관 증원·재판소원·법왜곡죄)은 모두 본회의 상정만을 남겨두게 됐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을 2월 임시국회 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정용석 기자(kudlja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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