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검찰개혁에 따라 신설되는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문제와 관련, “정부 입법인 만큼 당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셔서 정부 입법안에 담아주실 것을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정부안에 수긍하면서도 보완수사권 대신 ‘보완수사 요구권’을 제시한 당 방안을 참고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정 대표가 검찰개혁에 있어서도 정부안을 사실상 수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5일 공소·중수청 설치법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개최한 의총에서 공소청 검사에 보완수사권 대신 보완수사 요구권만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공소청 보완수사권에 대해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한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달 발언과 다른 결정이라는 점에서 여권 내에서 논란이 됐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면 막강한 수사권을 갖게 되는 경찰이 수사를 부실하게 하고 미적댈 경우 이를 견제할 국가기관이 없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경찰이 수사를 뭉개고, 엉터리 수사를 해 서민들이 피해를 입을 경우 이를 바로잡을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결함이 발견돼도 검사가 직접 보완하지 못하고 다시 경찰로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수사 기간은 끝없이 늘어나고, 범죄 단죄의 적기를 놓치는 일이 비일비재해질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성호 법무장관도 공소청의 수사관에 제한된 보완수사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정 대표와 민주당 강경파들은 정부가 낸 공소·중수청 설치법안을 “검찰의 부활”이라며 강력 반대하고 보완수사권 부여는 불가하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피해자 진술 보강, 누락 증거 확인, 사건 구조 재점검 등 경찰이 이미 수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원활한 공소 유지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다. 구속기간이나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의 경우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없다면 기소전 사실관계를 확인할 시간도 없게 된다. 정 대표의 입장 선회는 비록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는 감이 없지 않으나, 국정 운영과 입법의 책임이 있는 여당 대표로서 청와대의 국정 철학에 부응한 실용적 결단이라는 점에서 옳다. 사법 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고 억울한 범죄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일은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보완수사권’ 대신 ‘보완수사 요구권’만을 고집하며 검사의 손발을 묶으려는 움직임은 여전하다. 보완수사 요구권은 검사가 직접 수사하지 않고, 경찰에 수사가 부족한 부분을 지정해 다시 조사할 것을 요구하는 권한으로 경찰이 미적대면 그만이다. 해외 사법기관들에서 검사의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이 당연한 것은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것이다. 정 대표는 이번 입장 선회를 동력 삼아 당내 이견을 조율하고, 검사가정치적 수사가 아닌 민생 수사와 공소 유지라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입법 가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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