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보완수사요구권만 주기로 결론
李, ‘예외적 보완수사권’ 필요성 밝혀
정 장관도 보완수사권 박탈 반대 입장
이 대통령 질책에 입법속도전도 다짐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개혁에 있어서도 정부안을 사실상 수용했다. 다만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정부안을 수긍하면서도 '보완수사요구권'을 제시한 당 방안을 참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정부 입법인 만큼 당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담아줄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정부는 형사소송법으로 처리하기로 이미 방침을 밝혔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법과는 달리 시차를 두고 처리하기로 한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합당 논란과 특검 추천 논란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비판을 받은 정 대표가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굽히고 정부 방침에 일단 고개를 숙인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정책 의원총회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대신 보완수사요구권을 주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날 정 대표 입장은 기존 입장을 사실상 접고 정부안을 수긍하겠다는 의견 표명이다.
그동안 당정은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부여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되 권한 남용을 막을 안전장치를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찰 등 1차 수사 기관의 수사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보완수사권이 됐든 뭐든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재명 정부 검찰개혁은 실패할 수 있다"며 보완수사권 박탈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 같은 검찰개혁 입법안과 법왜곡죄, 재판소원법, 법원조직법 등 사법개혁안 등에 대해 이른 시일 내에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가 끝나고 기자들을 만나 '사법개혁 법안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처리할 거냐'는 질문에 "그렇다. 내일 본회의에서 여야 간 처리할 민생법안을 조율 중이고 민주당은 직후 사법개혁안을 비롯한 법안들을 2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할 로드맵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법안들은 법안소위를 통과해 법사위 전체회의에 올라와 있는 것도 있고 법안소위가 진행돼야 하는 것도 있다"며 "민주당은 내일 민생법안 처리 뒤 법사위에서 법안 처리 사전 절차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또 이 대통령의 공개 질책 뒤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입법 속도전에 매진하겠다"며 "민주당은 위기와 갈등을 통합과 단결로 승화시켜 온 DNA가 살아 있다. 다시 한번 신발끈을 꽉 동여매고 입법 최전선에서 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출범 9개월 차를 맞은 이 정부 국정 성과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국회의 몫"이라며 "대미투자특별법, 주거안전 공급 대책, 필수의료 강화법 등 산적한 민생법안 처리에 당력을 집중하겠다. 압도적인 입법 속도전으로 이재명 정부를 확실히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10일 민생경제 입법추진 상황실을 만들고 상임위원회에서 법안 처리 속도가 지연되는 걸 방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웬만하면 국회에 이런 얘기 안 드리려고 했는데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현재와 같은 입법 속도로는 국제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지금 국회가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직격한 바 있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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