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처법 1호’ 사건…1심서 경영진 무죄 판단
민노총 “기업 총수들에게 면죄부”, 한국노총 “법 취지 몰각”
10일 ‘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건인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기소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노동계가 “법 취지를 무력화하고, 기업 총수들에게 면죄부를 부여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법원이 ‘1호 재판’에서조차 총수와 최고책임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며 “이는 단순한 판결을 넘어 법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민노총은 “삼표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발생한 첫 번째 사건으로 노동자의 죽음 앞에 최고 책임자가 빠져나갈 수 없다는 최소한의 원칙을 세워야 할 상징적 재판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노총은 “이번 판결을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고, 실질적인 경영책임자와 기업 총수들에게 집단적인 면죄부를 부여한 판결로 규정하며 강력 규탄한다”면서 “검찰은 즉각 항소해 이 위험한 판결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날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은 중대재해 사건에서 최고 경영책임자의 형사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이번 판결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재해 예방은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 자원 배분 체계 전반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최고 경영진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게 법의 핵심 취지”라며 “이번 판단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대기업의 복잡한 지배구조 속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책임을 좁게 해석할 경우 기업이 조직 구조를 통해 의도적으로 책임을 분산하거나 회피할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이번 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 취지를 몰각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이영은 판사)은 이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이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하는 경영책임자, 즉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히자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삼표산업 본사와 양주 사업소 등 현장 관계자 4명 대해서는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적극적인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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