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대표적인 신혼여행지인 피지. 최근 이곳에서 HIV 감염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언스플래쉬 제공]
남태평양의 대표적인 신혼여행지인 피지. 최근 이곳에서 HIV 감염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언스플래쉬 제공]

남태평양의 ‘허니문 성지’로 불리는 피지에서 최근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자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와 호주 ABC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에이즈계획(UNAIDS)과 피지 보건부는 올해 피지 내 HIV 감염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2배 수준에 달하는 수치다.

현지 보건 당국은 감염자 급증 원인으로, 마약 사용의 급증과 위험한 투약 관행을 꼽았다.

특히 ‘블루투스(Bluetoothing)’라고 불리는 극단적인 투약 방식이 약물을 주사하는 이들의 HIV 감염 위험을 대폭 높인 것으로 지목했다. 이는 마약을 살 형편이 안되는 중독자가 이미 약물에 취한 사람의 혈액을 뽑아 자신의 몸에 주사하는 행위다.

이로 인해 피지의 HIV 감염자 수는 지난 10년 사이에 10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2024년 한 해에만 1583명의 신규 감염자가 보고됐고, 2025년 상반기에 1226건이 추가로 발생했다.

심각성을 인지한 피지 정부는 지난 1월 공식적으로 ‘HIV 발병(Outbreak)’을 선언하고, 국가적 위기 대응에 나섰다. 피지 보건부는 또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유엔개발계획(UNDP} 관계자는 “피지의 HIV 확산은 단순한 보건 문제가 아니라 피지의 공동체와 인권, 발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HIV 검사와 치료 접근성을 확대해 누구도 의료체계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혼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여행지로 꼽히는 피지는 지난해 100만명에 가까둔 방문객이 다녀갔다. 호주 등 주변국들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피지 정부가 HIV 발병을 선언했으니 여행시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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