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일주일 앞두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마트의 '큰딸'부터 찾았다. 행선지는 오랜 내수침체에도 이마트 '집안'을 돌아가게 한 '살림 밑천', 트레이더스다.

10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이 지난 9일 트레이더스 인천 구월점을 찾아 직접 명절선물 세트를 살펴보고 노브랜드 매장과 식당가, 신선식품 등 핵심 코너들을 둘러봤다.

구월점은 작년 9월 문을 열었는데, 트레이더스 중에서는 가장 최근에 개점한 매장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트레이더스이기도 하다.

이날 정 회장은 "대형마트가 호황을 누리던 시절,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유통 시장 변화를 면밀히 살펴 만든 것이 지금의 트레이더스인데 오늘 와서 보니 한층 진화한 게 와닿는다"며 "고객들이 많이 찾는 명절 기간인 만큼 매장 안전과 품질 관리에 더 힘써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정 회장은 매출·영업이익 증대로 이마트의 체면을 세워준 트레이더스를 설 전 대중의 이목을 끌 행선지로 삼은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주도권이 넘어간 유통 시장에서 대형마트 1위 이마트조차 매출이 줄어들 때에도 승승장구한 트레이더스다.

고물가에 가성비 소비 경향이 짙어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선 창고형 할인마트가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주요 유통 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오프라인 유통사 총매출액은 0.4% 증가에 그쳤으나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1~3분기 이를 크게 웃도는 5.7%의 총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누적 총매출액은 2조8674억원이다.

매출총이익은 5549억원으로 8.9% 늘었고, 영업이익은 1127억원으로 27.2% 증가했다. 3분기에는 사상 처음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말에는 의정부에도 새 점포를 낼 계획이다.

이 같은 성적은 이마트 사업의 근간인 할인점의 총매출액·매출총이익이 줄고, 노브랜드 등 전문점의 총매출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더 부각된다.

이마트 매출의 65%(2025년 1~3분기 누계 기준)를 담당하는 할인점의 경우 총매출, 매출총이익이 각각 0.9%, 2.3% 줄었고, 전문점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4.1%, 16% 감소했다.

이마트 전체 사업부 합산 실적으로 총매출(6.3%), 매출총이익(5.6%), 영업이익(34.6%)이 모두 '플러스'를 낼 수 있었던 데에는 트레이더스의 공이 컸던 셈이다.

정 회장은 "명절 준비로 바쁘실 것 같아 망설였지만 꼭 한 번 직접 뵙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며 "명절을 앞두고 안전한 매장에서 믿고 살 수 있는 좋은 상품들을 제공한다면 고객들이 갖는 우리 점포들에 대한 이미지는 한층 좋아질 것"이라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매장에서 인사를 건네는 고객들에게는 "자주 오세요"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올들어 이마트의 '우등' 사업소들을 연이어 방문 중이다. 1월에는 지난해 전년(2024년) 대비 30%에 가까운 매출 신장률을 보인 스타필드마켓 죽전점, 주말 일 평균 방문객수 4만명의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 등을 다녀갔다. 어려울 때 '열일'하며 회사에 꾸준히 돈을 벌어다 주는 업장들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9일 인천 트레이더스 구월점 축산 매장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9일 인천 트레이더스 구월점 축산 매장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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